책소개
동물원 같은 도시의 삶에 지친 사람들을 위하여!제17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한 강태식의 소설 『굿바이 동물원』.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상처받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은 우울한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곳곳에 기발한 유머가 녹아 있다. 동물원의 동물로 취직하게 된 한 남자의 이야기가 펼쳐...
처음 이 책에 이끌린 것은 아마도 동물원이라는 특별한 제목에서였을지도 모른다.
시선을 끄는 고릴라 복장을 한 사람이 뒤돌아서서 보는 표지 그림 보다도 어릴 적부터 나에게는 무척이나 친숙한 동물원이라는 소재 하나가 내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이 책의 주인공인 영수는 우리나라에 실존해있는 생활고에 대해 적나라하게 드러내 준다.
굿바이 동물원에는 사회의 여러 면에서 추락한 실패자들이 등장한다. 그중에는 이미 여러 번 공무원 시험에서 떨어진 공무원 시험 준비생이나 직장을 잃은 가장도 있고, 배신감으로 변질된 애국심과 함께 조국을 통째로 잃어버린 북한 간첩도 있다. 이들은 모두 사회에서 실패자라고 불리며 결국 '동물원'까지 밀려난 사람들이다. 이 인물들의 공통점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이들은 고작 밥 몇 끼를 위해, 단순한 생계유지를 위하여 내일을 위해 오늘을 버려간다. 마늘을 까고, 인형 눈깔을 붙인다. 물론 마늘을 까며 눈물을 아무리 흘린다 해도, 인형 눈깔을 몇 개 더 끼워 넣는다고 해도 사회가 매기는 이들 삶의 가치는 이이상 나아지지 않을 것을 모두가 알고 있다. 그럼에도 사회의 약자들은 포기할 수가 없다. 각자 지켜나갈 것이 있기 때문이다. 원래 지킬 것이 많을수록 약자가 되는 법이다. 그건 이 책이 계속해서 우리에게 알려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