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바울 사상을 다루는 강좌에서 사용할 주교재로 이 책보다 더 좋은 책은 없고, 개인적으로 읽을 독자들은 바울에 관하여 본서보다 더 깊고 넓고 읽을 만한 책을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이 책은 당사에서 2003년 출간했던 『바울신학』 1판의 디자인 개선판으로, 본문 내용은 구판과 동일합니다.)
1977년, 정통주의자와 불트만 제자들의 놀이터에 폭탄이 떨어졌다. E. P. 샌더스의 '바울과 팔레스타인 유대교'라는 폭탄이다. 이들은 유대교를 행위의 종교, 기독교를 은혜의 종교라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샌더스는 이런 통념에 도전했다. 고대 유대교 문헌을 꼼꼼히 살핀 후, 유대교 또한 은혜의 종교임을 밝혀낸 것이다. 그는 이를 '언약적 율법주의'라 명명했다.
이 책은 샌더스의 도전에 대한 응답이다. 물론 다른 응답도 많다. 사회사 연구를 통해 바울의 시대상을 재구성하거나, 극대화라는 틀로 은혜개념을 구분하거나, 혹은 사도행전을 근거로 바울의 생애와 신학을 연결 지으려는 등의 노력과 응답이 그간 있었다. 그러나 던의 응답은 다른 응답들과 몇 가지 점에서 구분된다.
먼저, 책제목이 '바울 신학'도 '성 바울의 신학'도 아닌 '사도 바울의 신학'이다. 특정집단의 관점과 이론이 아니라, 바울 스스로 천명한 자기 정체성, 곧 사도 바울의 목소리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