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소설가 오정희와 볼로냐 라가치상 수상 작가 조원희의 매력적인 콜라보레이션!
소설 『소음공해』가 그림책으로 출간되었습니다. 1993년 발표된 오정희 소설가의 『소음공해』는 심신장애인들을 위해 봉사를 하고 클래식을 즐길 줄 아는, 교양 있다고 여겨지는 여성이 윗집에서 들려오는 정체모를...
주제: 위층의 소음으로 나는 신경이 날카로워 질대로 날카로워졌다. 경비실로 간접적으로 말도 했고, 직접 인터폰으로 당부도 했다. 서로 언성만 높아지고 화만 돋워졌다. 그러다가 나는 푹신한 슬리퍼가 생각나서 선물로 주고 소음공해에서 빠져나오자 했던 것인데, 막상 위층으로 올라간 나는 푹신한 슬리퍼를 감춰야 했다. 그녀는 하반신이 담요로 덮여진, 휠체어를 타고 다니고 있었다.
목요일은 심신 장애자 시설에서 자원 봉사자로 일한다. 뇌성마비나 선천적 기능 장애로 사지가 뒤틀리고 정신마저 온전치 못한 아이들을 씻기며 놀아주고 휠체어를 밀어주어서 산책시키기도 하는데 그런 시중을 드는 일이 내게는 뿌듯했다.
고등학생인 두 아들이 아침에 도시락을 두 개씩 싸 들고 학교 가면 밤 열한 시에 들어올 것이고 남편은 삼박 사일 출장이다. 서둘 일이 없어서 당당히 휴식을 즐기려고 작정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