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자연에의 동화(同化)'라는 이효석 문학의 한 특징이 두드러지게 드러난 작품이다. 머슴살이에서 쫓겨난 '중실'이 산속에 들어가 자연의 일부가 되는... 이 작품은 이효석의 여러 소설에서 발견할 수 있는 인간형, 즉 자연과의 교감(交感)으로 행복을 느끼고 그 생활에 자족(自足)하는 인간형을 서정적인 문체로...
작품 감상 - 자연과의 동화(同化)에서 찾는 삶의 보람
이야기는 단순하다. 김 영감네 집에서 머슴살이하던 중실은, 김 영감네 첩을 건드렸다는 애매한 누명을 쓰고 쫓겨난다. 갈 데도 없기는 했지만, 마을 사람들이 귀찮아진 중실은 인가를 멀리 등지고 산 속에 들어가 자연의 너그러운 품에 안겨 자연과 더불어 삶의 그윽한 보람을 나누면서 무한한 행복을 찾는다.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현실 도피라고도 하겠으나, 여기에는 그보다도 사람들이 빚어내는 속기(俗氣)를 떨치고 무구(無垢)한 자연 속에서 삶의 충족감을 추구하는 적극적인 마음의 지향이 있다. 단편 소설을 서정시의 경지로 끌어 올리려는 이 작가의 문학관을 잘 말해 주는 작품의 하나이다. 그의 모든 작품이 대개 그렇지만, 감칠 맛 있는 언어의 구사와 풍부한 묘사력은 그것만으로도 독자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하고도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