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1908년 「소년」 창간호 권두에 발표된 7행 6연으로 된 이 작품은, 신체시 혹은 신시라고 불리었다. 엄격한 정형시 중에서도 한시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던 때에, 재래 가사 형식을 그대로 이어오던 창가의 형식을 깨뜨리고 등장한 한국 최초의 자유시라는 점에서 문학사적 의미가 크다. 내용은 창가적인 것을...
문학작품은 텍스트 그 이상으로 존재한다. 시대상황과 창작자에 따라 텍스트의 의미는 크게 변화한다. 1900년대의 문학에서 일제를 배제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당대 일제의 영향력은 언어를 먹고 자랐다. 『해에게서 소년에게』라는 제목은 역시 일본식 문체를 사용하고 있다. 한국식으로 썼다면 ‘바다가 소년에게’와 같은 제목으로 전해지지 않았을까. 본래 의도한 제목은 『海から少年へ』이었을 것이라는 주장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남선 신체시 『해에게서 소년에게』은, 텍스트의 자유에서 오는 아름다움을 담고 있다. 최남선은 친일반민족행위를 저지른 문학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