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대한민국 소방관으로 산다는 것’이 어떠한지 세상에 알리고 싶다는 작은 바람에서 이 책은 시작되었다. 저자 역시 소방서에서 근무하게 되기 전까지는, 소방관이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지 알지 못했다. 어쩌면 관심이 없었다고 말하는 편이 옳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동안 소방관의 강인함과 희생을...
의무소방원에 복무한 저자가 소방관의 삶과 이야기를 에세이 형태로 담아낸 책이다.
.
가장 위험한 순간에
가장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본인 안전에 대한 담보 없이 뛰어드는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다.
.
-
18. 목맴-대설
"순간,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애초에 대문도 아닌 방문에 체인이 있을 리가 없는데-
당긴 손잡이 아래로 체인이 팽팽하게 걸려있었다.
한 학생이 문고리에 목을 매 자살한 것이다.
고통에 스스로 체인을 풀까 염려하여 자신의 손과 발을 케이블 타이로 미리 묶어 둔 모습은 섬뜩하기까지 했다.
혀가 길게 튀어나와 있었고,
턱은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해 미안하고, 고맙고,
다음에는 꼭 아빠의 아빠로 태어나서 행복하게 해주겠다는 말,
그리고 사랑한다는 말을 남기고-
창문에게도 내어주기 아까울 정도로 책이 빼곡히 찬 방에서 학생은 생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