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자신을 찾아 떠나는 청춘의 자화상!독일 현대문학의 새로운 흐름을 대표하는 작가 크리스티안 크라흐트의 소설 『파저란트』. 저널리스트 출신인 작가의 소설 데뷔작이자 독일 현대문학에서 하나의 전환점을 알린 이 작품은 주인공 ‘나’의 즉흥적이고 충동적인 며칠간의 여행 기록을 담고 있다. 1990...
그는 세계 각지를 여행하였는데, 1990년대 중반『슈피겔』인도 특파원으로 뉴델리를 방문하였고 그 뒤 방콕에 거주하며 아시아 국가들을 여행하였는데, 특히 아시아를 여행하고 난 뒤의 여행기는 『디 벨트 암 존탁 Die Welt am Sonntag』에 게재되었고 후에 『노란 연필 Der gelbe Bleistift (2019)』이라는 제목의 책으로 출간되기도 하였다. 그는 단 네 편의 장편만으로도 독일 문단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보이고 있는데, 그의 여타 작품에는『1979 (2001)』,『나 여기 있으리 햇빛 속에 그리고 그늘 속에 Ich werde hier sein im Sonnenschein und im Schatten (2012)』,『제국 Imperium(2012)』이 있다.
이 작품『파저란트 Faserland(1955)』를 선정한 이유는 1990년대 독일 사회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후기 자본주의의 상품 물신주의에 의해 잠식되어 가는 독일 사회의 모습을 크라흐트는 상품 미학이라는-그 당시로서는- 참신한 서술기법을 사용함으로써 서술하고 있다. 이 작품을 읽으며 필자는 마치 독일에 직접 와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으며, 직접 가보지 않으면 결코 느낄 수 없는 독일의 분위기와 사회문화를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할 수 있었다. 따라서 독일 소설을 통해 사회문화를 이해하고자 하는 본 강의 및 과제의 취지와 적합하다고 판단하였고, 이 작품『파저란트』를 분석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본고에서는 먼저 작품을 이해하기 위한 선행작업으로서 1990년대 이후 독일의 사회문화적 배경에 대해 설명할 것이다. 그런 다음 ‘정처 없는 여정’, ‘상표 미학’, ‘이데올로기에 대한 냉소주의’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작품을 분석할 것이다. 이를 통해 『파저란트』가 포스트-통일 독일의 새로운 문학 담론을 상징하는 작품으로서 어떠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