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제22회 대상 수상작 미조의 시대이서수“문학의 힘을 빌려 전해야 할 누군가의 목소리가 있다는 것을 늘 염두에 둡니다”“문장 하나하나에 눈물겨운 공감·연대 담아, 이 시대의 가장 찬란한 중심에서 활화산처럼 타오르는 작품들”2021년 한국문학을 빛낸 최고의 단편소설을 엄선한 《이효석문학상...
미조의 시대. 왜 미조일까? 미조는 뭘까, 싶었는데 극중 여자 주인공의 이름이 미조입니다. 이효석 문학작품상 대상을 수상한 이서수 작가의 단편 소설입니다. 어린 시절, 시 동아리에 들어가서 시를 써대면서 나름 문학소년, 문학소녀를 자부하는 형제자매 덕에 책장에 시집과 들고 다니면 폼 좀 날 법한 문학책들이 꽂혀 있었습니다.
상실의 시대(*지금은 아마 "노르웨이의 숲"으로 알려져 있는)라는 하루키의 소설을 처음 접한 것도 그 형제자매 덕분이었습니다. 물론 어린 저에게 소설 도입부의 야한 장면은 봐서는 안 되는 금서였고, 그러기에 하루키는 야한 소설을 쓰는 사람 정도로 각인되었고, 또 역으로 어떤 문학 작품에는 으레 섹스 장면이 한 조각 들어가 있어야 된다는 편견이 생겼던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아무튼 그 시절 제 형제자매의 책장에는 꼭 "이상 문학 수상작품집"이 꽂혀 있었습니다. 이상이라는 학창 시절에 배웠던 대로 요절한 천재 작가입니다.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이런 상을 받을까 문득 궁금해서 몇 장 펼쳐봤지만 영 재미가 없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제가 꽤나 어린 시절에 이미 저도 문학소년, 문학소녀의 범주에 속해 있었네요. 나름 얼리 나블 리더(Early Novel Reader)라고 해야 할련지요? 그렇게 학창시절을 벗어나서는 제가 보기에는 힘이 너무 들어가 있는 문학상 수상집은 제 인생의 저변도 아니라, 그저 사라져 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