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받고 싶었다. 마치 그 아이들이 나의 아이인 것처럼 내 인생이 멈췄다. 사람들이 노란 리본조차 달지 못하겠다고, 아이들 얼굴이 떠오르고 무섭고 슬퍼서 그렇다고 올린 어떤 글들을 읽었다. 나 역시 힘들고 마음이 무거워져 마주치기 싫었지만, 그와 반대로 세월호 관련 책을 읽고, 리본을 달고, 페이스북에 좋아요를 누르고, 소식을 공유하고, 이게 바로 스스로 자가치유를 하는 행동이라는 걸 그 글들을 읽고서야 깨달았다. 깨달음은 한 순간에 온다.
이 책의 읽는 속도는 생각보다 느렸다. 아무래도 쉽게 페이지가 넘어가지 않았던거 같다. 책은 문답형식이다. 시인이면서 교수님이신 진은영님의 질문에 정혜신님의 대답인데, 문제가 오히려 어렵게 씌여져 있고 대답은 훨씬 알아듣기 쉽고 이해하기 쉬우면서 공감을 이끌어내는 소박한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