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유대인의 너도밤나무』는 베스트팔렌의 B 마을을 배경으로 도벌과 살인을 소재로 쓰여진 노벨레이다. 작가가 여성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지 않는 한 드로스테의 유일한 완성 산문인 이 책은 여성이 쓴 작품이라는 느낌을 전혀 주지 않고 있다. B 마을에서 발생한 사건을 사실적으로 묘사했을 뿐, 특별한...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 든 생각은 “생각보다 재밌는데?” 였다. 사실 내가 많은 독문학을 읽었다고는 결코 말할 수 없겠지만, 지금까지 읽어왔던 세계 대전 이후의 사회나 21세기 사회 속 이주민에 대한 주제가 내가 살아가는 사회와 너무 밀접해서인지, 18세기 독일의 한 마을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이 오히려 묘한 거리감을 주면서 읽기 편했던 것 같다. 또한 프리드리히가 변하는 모습이나 마지막에 요한네스가 돌아오고, 프리드리히가 죽는 장면까지, 마치 추리 소설을 읽는 기분으로 스릴 넘치게 읽을 수 있었다. 흥미롭고 스릴 넘치는 소설이지만, 10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읽히는 데에는 분명 그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 소설을 통해 프리드리히의 생과 사를 일정한 거리를 두고 바라보게 된다. 프리드리히가 자라나면서 어떤 사람을 만나고, 영향을 받는지를 보면서 이따금 “이 때 이 사람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이런 행동을 하지 않았더라면” 이라는 가정들이 꼬리를 물고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