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불후의 명화가 진화해 온 화학적 유희를 만끽하다!<미술관에 간 화학자 : 첫 번째 이야기>가 출간된 지 10년이 훌쩍 지났다. 강산도 변한다는 짧지 않은 세월 동안 과학계와 예술계는 물론 교육계에서까지 분에 넘치는 격찬을 받아왔다. 덕분에 많은 독자들로부터 사랑받으며 쇄를 거듭하고 있고...
미술이 화학과 무슨 상관인가 싶었는데 생각해보면 물감을 만드는 것부터, 캔버스나 벽에 부착된 재료들이 탈색하고 부식하는 것까지 화학과 관련 없는 것이 없다. 화학자인 저자는 미술은 화학에서 태어나 화학을 먹고 사는 예술이라고 말한다. 미술의 주재료인 물감이 화학물질이고, 캔버스 위 물감이 세월을 이기지 못해 퇴색하거나 발색하는 것도 모두 화학작용에서 비롯하기 때문이다.
처음 이 책에 대한 느낌은, 작품을 어떻게 해야 잘 보관하고 물감을 만드는 원리 등을 화학적으로 설명하리라 기대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내가 느낀 이 책은 독자들에게 작품 감상법을 알려주고 있다. 에이크, 보티첼리, 모네, 마네, 렘브란트, 라파엘로……. 저자는 이들이 그린 명화를 그냥 보고 느끼기보다 읽으라고 한다. 미술은 한 편의 시이며, 소설이고 철학이자 과학이므로 화가의 메시지를 읽으라는 말이다.
생각해보면 학창시절 배웠던 과학 과목 중 그나마 재미있다고 생각했던 것은 화학이었다. 물리나 지구과학은 그 원리를 이해하지 않으면 내용을 이해할 수 없었던 것과는 달리, 화학이나 생물같은 과목은 어떻게든 노력해서 암기하면 됐으니까. 그래서 이 책을 부담없이 펼쳐들 수 있었던 책 중 하나이다. 지금까지 미술관은 아이들과 함께 너무나도 허겁지겁 다녀온 기억이 전부라, 적어도 한두 번은 혼자서 미술관을 찾아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고 오리라 오래전부터 마음은 먹고 있지만 아직은 사정이 여의치 않아 지금도 홀로 미술관에서 감상하기는 하고 싶은 일 목록에서 지워지지 않고 있다.
미술관에 간 화학자 두번째 이야기는 전편에 싣지 못한 화가와 그림들을 다뤘다. 명화를 볼 때명화에 담긴 의미보단 나는 채색을 어떻게 했을까 어떻게 표현했을까 세심하게 분석하며 보게 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