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우리 사회는 세계적 지각변동으로 일컬어지는 변화 한가운데에 있고, 미래를 대변하는 아이들은 그 변화의 가장 앞자리에서 있지만, 아이들을 둘러싼 가장 가까운 존재들은 변함이 없다. 부모들은 교육을 통해 아이가 계층사다리를 타고 오르길 바란다. 아이가 부모세대보다 더 높은 사회적 지위를 갖기를, 더 큰...
제 2기 진보교육감 시대에 앞서, 다섯 분의 교육 운동가들이 한국의 교육생태계를 재건하기 위한 모색을 펼친 책인 ‘유령에게 말 걸기’. 아이들의 의식 구조는 급격히 변화하고 있음에도 우리 사회의 아동청소년을 바라보는 관점은 1910년대 최남선의 ‘해에게서 소년에게’ 이후 조금도 바뀐 것이 없으며, 의식 구조 속에서 몸의 지위가 높아진 지금의 아이들에게 지식 중심의 도구적 아동관, 그러한 관점에서 운영되는 교육시스템은 폭력에 가까운 억압일 수밖에 없어 지금의 아이들은 가슴에 수많은 유령을 품고 산다. 라는 식의 교육은 점점 더 나아져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한 내용을 가지고 있다. 우리의 교육현실과 대안을 이야기하는 것을 넘어서 교육에 반영되는 우리 사회의 지배적인 생각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먼저 나는 책의 제목이 왜 ‘유령에게 말 걸기’인 것인지 굉장히 궁금했다. 심지어 책에선 아이들의 가슴속엔 유령이 살고 있다고 했다. 여기서 말하는 유령은 진짜 유령을 말하는 것일까? 사람은 늘 자기 삶을 해석하며 살아간다. 그런데 자신이 해석한 삶의 범위 바깥에 자신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뭔가가 있다고 한다. 그것은 뭘까? 분명히 존재하면서 나 자신에게 아픔을 주는데도, 내가 알고 해석하는 삶의 범위에는 없는 유령인 셈이다. 우리가 지금 살아가는 시대는 유령이 득실득실한 시대나 마찬가지이다. 이전 시대의 가치기준, 시스템, 인식들로 젊은 세대를 지금까지 가둬놓고 있고, 낡고 좁은 틀로 보기 때문에 그 밖에 있는 것은 다 유령이 돼버린다. 우리 사회 속에서 유령이 되어버린 아이들. 그리고 가슴 속에 유령을 품고 살아가는 아이들. 내 삶의 범위를 좀 더 넓게 보면서 나를 이해하게 되는 것처럼 아이들을 바라보는 틀, 가치 기준을 넓혀서 그들을 이해해야한다. 어른들의 사회 속에서 유령이 된 아이들에게 말을 거는 것. 그것이 바로 이 책의 제목이 뜻하는 것 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