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시민의 삶과 밀접하게 맞닿은 도시설계 이야기!가천대학교 도시계획학과 교수 정석의 『나는 튀는 도시보다 참한 도시가 좋다』. 인사동, 암사동, 그리고 북촌 등 서울의 구석구석에서 굵직한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해온 도시설계 전문가가 현장에서 목격한 서울이라는 도시 공간의 변화를 생생하게 전달하는...
처음 책의 제목을 보고 도시에도 참하다는 말을 붙일수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도 그럴게 참하다라는 말은 보통 조용하고 얌전히 자기 할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들보고 참하다고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참한 도시란 무엇이길래 튀는 도시보다 참한 도시가 좋다고 말한 걸까? 단순히 조용하고 할 일을 잘하는 도시를 참하다고 말하는 걸까?
이 책의 저자는 참한 도시를 크게 4가지로 정의하는데, ‘자연미가 살아 있는 도시’, ‘역사와 기억이 남아 있는 도시’, ‘차보다 사람을 섬기는 도시’, ‘우리 손으로 만든 도시’ 이다. 설명을 들으면 참하다는 이미지와 잘 맞는 것 같기도 하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가입해서 활동하고 있다. 그 온라인 커뮤니티는 도시와 관련한 뉴스와 이미지 등을 교류하며 의견을 나누고 토론을 하는 유명하다. 가끔은 과격하게 싸우기까지 할 정도로 나름 도시에 대한 여러 주관적인 생각들이 오고 가는 커뮤니티다. 한 때 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가장 의견이 첨예하게 갈렸던 것 중 하나가 DDP(이하 ‘디디피’, 동대문디자인플라자)였다.
디디피에 호의적인 사람들은 기존 오세훈 시장의 디자인 서울을 긍정하며, 서울에 랜드마크급의 매스감 있고 현대적인 건축물을 선호했다. 특히 디디피는 몇 년 전 타계한 자하드의 작품으로, 그녀의 작품 특성상 매우 튄다. 주변 환경과, 공간의 역사 등과는 동떨어진 무맥락의 외계 건축물로 유명하다. 디디피도 마찬가지였다. 반면 디디피에 부정적인 사람들은 디디피가 동대문운동장이 있던 그 부지의 역사성과 장소성을 일시에 말살했고, 맥락 없이 등장한 건축물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나의 입장은 둘 다에 걸쳐 있다.
나는 사실 지리학과 학생이긴 하지만 부끄럽게도 도시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나는 도시란 그저 높은 빌딩과 일자 반듯하고 커다란 도로가 잘 닦여 있을수록 좋은 도시라 생각하며 살아왔다.
때문에 높고 멋있는 빌딩은 보았지만 그 그림자 아래 가려져 있는 곳들은 보지 못했고, 거침없이 달리는 자동차들은 보았지만 그 옆 좁은 길에서 방황하는 사람들은 보지 못했다.
이 책은 이러한 우리가 몰랐던 사실들을 일깨워주는 책이다. 지금부터 이 책의 내용에 대해 말해보겠다.
도시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를까? 아마 높고 곧은 빌딩, 혈관의 혈액처럼 힘차게 흐르는 자동차들이 떠오를 것이다.
최근 도시들은 서로 경쟁이라도 하듯 더 높게 더 크게 성장하고 있다.
원활한 교통을 위해 더 넓고 커다란 도로를 만들고 있고, 낙후된 지역은 허물고 더 미관상 보기 좋게 건설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도시는 보다 멋있고 반듯하게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과정은 재개발을 통해 이루어진다.
재개발이란 주거환경이 낙후된 지역에 도로·상하수도 등의 기반시설을 새로 정비하고 주택을 신축함으로써 주거환경 및 도시경관을 재정비하는 사업을 말한다.
이 책의 중점은 재개발, 재건축의 명목으로 오래된 도시를 없애고 경관은 무시한 채 고층 건물을 짓는 것을 굉장히 비판하며 자연 그대로 이어져온 도시를 좋아하며 원한다. 내용 중 경관, 재개발, 차보다 보행자를 중시하는 내용이 가장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경관을 따질 때 아파트 안에서 밖을 보는 경관이 아닌 바깥에서 안쪽을 보는 경관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책에 나오는 예시들을 보면서 이쪽에 관심이 갔다. 경관 디자인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고층 건물은 우선 멋있어 보이니깐 좋아보였는데 꼭 그렇지도 않다는 새로운 인식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