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2019 청소년 교양도서 선정
힘내라는 위로보다, 좋은 사람이 되라는 자기계발서보다
나를 살게 했던 힘, 철학
2019년 3월 5일을... 150년이 더 지난 마르크스의 『자본론』이나 니체의 말이 ‘을乙의 언어’로 다시 태어난 순간, 철학은 시간과 학문이라는 장벽을 훌쩍 넘어 2019년의...
10여 년 전, 힘들었던 나를 살린 것은 심리학과 철학이다. 상처를 닦아준 게 심리학이라면, 제대로 수술해서 일어서게 한 것은 철학이다. 철학은 차갑고, 어렵지만 결국은 사람을 위한 것이다. 특히, 이 책은 작가가 본인의 삶에 철학을 활용하여 철학 초보자에게도 흥미롭고 적합하다. 니체, 스피노자, 비트겐슈타인 등. 나와는 아무 상관이 없을 거 같았던 철학자들이 고유한 나만의 관점을 가질 수 있게 도움을 주었고,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이 실은 당연한 게 아니었음을 알게 했다.
이 책에서 새롭게 알게 된 철학자는 ‘발터 벤야민’이다. 그의 행복의 정의는 “멀리 있는 것의 순간적 다가옴”이다. 멀리 있어 나와는 상관없을 거로 생각했던 것들이 순간적으로 나의 곁에 다가오는 것들이 행복이라는 것이다. 평소에 못 할 것 같다고 생각한 것을 어느 날 아무렇지도 않게 그 어떤 저항도 없이 그렇게 되어 버리는 순간이 행복이라면 나에게는 글쓰기가 이에 해당하겠다. 남들은 갑자기 어떻게 소설이나 글을 쓰냐고 물었지만, 나에겐 글쓰기가 자유이며 자가 치유였다. 그렇기에 별 저항 없이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이 행복하다. 또, 벤야민은 거대한 건축물이 있는 곳에는 늘 억압이 있다고 말했다.
계층이동 사다리는 과연 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일까.
어느 나라에 살아가고 있던 간에 부모의 경제력이 뛰어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삶의 과정은 확연한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 인간에게는 어쩔 수 없는 형태의 갑과 을이 존재하는 것이다. 예컨대 시작의 출발선이 누군가는 저 끝에 있고 누군가는 도착선 바로 앞에 있는 것과 같은 그림이라 이야기해도 무관하겠다.
모든 인간은 행복을 누릴 권리, 자유를 갈망할 권리, 평등을 추구할 권리를 지녔음에도 현실에서의 사회계층은 분명하리만치 불평등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이는 달리 말해 오늘날 한국사회에서의 절대적 상반관계인 갑을관계가 존재함을 일컫는다. 즉 한국사회에서는 을을 부리기 위해 갑이 존재하고, 갑을 위해 헌신하는 을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품부한 수준의 부모경제력을 갖추지 못한 이들은 금수저, 다이아수저가 0 혹은 50에서 출발할 때 그와 같은 동일선상에서가 아니라 저 혼자 –100 혹은 –500에서 출발하게 되므로 사실상 서로 간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과정상 차별이 없을 리 만무하다. 그래서인지 내 사회적 위치가 초라하게 느껴지는 어느 순간에, 막연한 미래만이 그려지는 어두운 상황에, 어김없이 내 머릿속에는 궁금증 하나가 등장하지만 이에 대한 해답은 생각보다 쉬이 귀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