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여행의 의미를 사색하다.가장 좋아하는 여행서는 무엇인가? 여행에서 무엇에 가장 관심이 있는가? 50년간 세계를 여행하며 이런 질문을 수없이 받아온 폴 서루는 마침내 그에 대한 대답을 『여행자의 책』에 담아내 출간했다. 여행이란 무엇인가, 왜 여행하는가, 어느 곳을 여행하는가, 가방에는 무엇을...
작가가 독자에게 직접 말 하듯이 쓰여진 책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쓴 여행의 책도 작가와 독자가 직접 대화하는 책이다. 그런데 여기에는 약간 다른 점이 있다. 작가가 책에 인쇄된 글로써 독자와 만나는 방식이 아니라, 책 자체가 의인화 되어 책을 읽고 있는 나와 소통한다는 점이다. 책장의 첫 부분에서 책은 책을 읽고 있는 나에게 말을 걸기 시작한다. “그대는 네 손가락으로 나를 받치고, 엄지는 내 얼굴에 살며시 대고 있다. 그대 손가락 때문에 간지럽기도 하다.” 이런 식으로 말이다.
여행의 책은 쉽게 말해서 자아성찰을 위한 친절한 안내자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자기자신의 내면을 성찰하는 행위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어떤 방식으로 해나가야 하는지, 무엇을 고민해야 하는지,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실천계획까지 알려주는 자기계발서가 아니다. 책이 시키는대로 끝까지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자연스럽게 나 자신을 돌아보게되고 나는 어떤 사람인지 자엽스럽게 자아성찰을 한 셈이 되니 말이다.
우리의 정서상 여행에 책을 들고 가는 것은 유난스러운 일이다. 그래서 여행지에서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은 그리 흔치 않다. 삐뚤어진 우리의 여행 모습이다. 나는 오히려 여행지에서 책을 읽는 사람이 너무 멋져 보인다. 거기에 조금은 사색적인 책이라면, 나도 모르게 가까이 다가가 책의 내용을 잠시 훔쳐볼 지도 모르겠다.
우리사회도 이제부터라도 경박한 여행의 모습에서 조금은 진지한 모습을 가질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래야 소중한 시간과 돈을 들여 떠난 여행이 먹고 즐기는 순간의 즐거움만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여행지에 어울릴 만한 책은 무엇일까? 나는 국내 여행을 떠날 때는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시리즈를 들고 가며, 저자의 여정을 따라가 보곤 했다. 유홍준 교수의 여행기가 여행의 각론서라면, 이 책은 여행의 입문서 내지 개론서라고 불러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