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병원장사』는 저자가 직접 병원에 가짜 환자로 들어가 병원 돈벌이의 심각성을 취재한 내용을 담은 책이다. 지난 2012년 《한겨레21》을 통해 연재되던 내용을 정리하고, 잡지에 담지 못한 주제와 신생아중환자실이나 산부인과처럼 병원 상업화의 버림받은 분야 들을 함께 수록했다.
들어가는 말
시간이 점점 흐르면서 대한민국은 돈을 중시하는 완벽한 자본주의 사회로 변모하고 있다. 이 덕분에 많은 것이 성장했고, 이로 인해, 많은 것들이 병들어 가고 있다. 이에 필자는 이 병들어 가는 것들 중에 병원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다.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로부터 시작해 환자를 아끼고, 의학의 중요성을 깨우쳐가면서 현재까지 이어져 온 의학은 자본주의라는 물감에 물들어 점차 그 색이 변해가고 있다. 사람의 생명을 구한다는 의학의 본질 자체는 그대로지만, 돈이라는 이름 앞에 의학은 상업적 목적이라는 빛을 띠기 시작했다. 과연 의사는, 병원은, 의학은 어떤 부당한 행위를 저지르고 있으며, 어떤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일까? 필자는 이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점차 상업화 되어가는 병원을 다룬 책인 ‘병원장사 : 대한민국 의료 상업화 보고서’를 이용해보고자 한다. 물론 의료 상업화의 근본적 문제를 파헤치고, 이를 해결하기는 어렵겠지만 나의 자그마한 의견이 의학의 근본적 목적을 찾는데 기여하기를 바라며 글을 시작하는 바이다.
1장. 내가 나이롱환자라고?
‘나이롱환자’란 ‘보험금을 타기 위해서’ 같은 이유로 ‘환자가 아니면서 환자인 척하는 사람을 익살스럽게 이르는 말’이다. 그런데 의도치 않게 나이롱환자가 된 사람도 있을까?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한 가지 질문을 하겠다. 병원의 의사가 돈을 많이 벌려면 환자에게 어떠한 조치를 해야 할까? 그 조치는 바로 입원과 수술이다. 입원과 수술은 병원이라는 장소, 의사와 간호사라는 희소한 인적자원, 전문적 장비가 있어야만 이뤄질 수 있기 때문에 그 비용이 높은 편이다. 하지만 웬만한 질병으로 환자를 입원 또는 수술시키기란 어렵다. 이에 의사는 더 높은 수익을 얻기 위해 ‘과잉진료’를 행한다. 의사의 과잉 진료로 인해 환자는 원치 않게 나이롱환자가 되는 것이다. 당연히 과잉진료는 의료법과 같은 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위법행위이다. 즉, 만약 과잉진료를 행한 의사가 있다면 우리는 그 의사를 범법자로 신고 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모든 일이 뜻대로 되진 않는다. 의사들도 이 점을 인지하고 있기에 그들은 교묘한 꼼수를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