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초기 걸작 『아무도 대령에게 편지하지 않다』. 1957년에 집필된 이 소설은 보고타에서 발행되는 문예지 《미토》에 처음 발표되었으며, 그 후 1961년 단행본으로 출간되었으나 한동안 잊혔다. 그리고 저자가 《예고된 죽음의 연대기》, 《백년의 고독》 등으로 백만 부 이상을 파는...
희망에는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내가 무언가를 스스로 계획하고 꾸준히 실천해서 긍정적인 미래를 만들어 가면서 품는 희망이 있고 다른 하나는 타인의 선택이나 운수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에 대한 기대를 품는 희망이 있다.
전자의 예로는 시험합격, 투자, 사업, 공부, 운동 등이 있고 후자의 예로는 특혜, 호의, 적선, 정부의 지원, 복권 당첨, 도박 등이 있다.
전자가 우월 하느냐 후자가 우월 하느냐를 논하고 싶지는 않다. 특혜를 원하고 복권에 당첨되고 싶어 하는 사람의 마음 자체를 비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 책 <아무도 대령에게 편지하지 않다>에 등장하는 대령 부부는 필자가 보기에는 남에게 의지하는 희망을 품는 부류였다.
수십 년째 매주 금요일 날 연금지급 통지서를 기다리며 번번이 허탕만 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대령은 기다리는 것 외에는 어떤 행동도 취하지 않는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과거 내전에 참전해서 아울렐리아노 부엔디아 대령을 따라 종군해 젊은 나이에 대령이 된 남자이다. 대령은 아내와 결혼하여 아구스틴이라는 이름의 아들을 낳아 키웠지만 아들은 얼마 전 투계장에 나갔다가 총에 맞아 사망하고 수탉 한 마리만 남겼다. 대령과 그의 아내는 내전이 끝 난 후 오랜 세월동안 참전 용사로서 받게 될 것으로 예정된 연금 통지서를 매주 금요일마다 기다리며 살고 있었다. 정부와 혁명군이 맺은 네에를란디아 조약에 따라 대령을 포함한 혁명군 장교들에게 연금지급이 약속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날, 그들이 살고 있는 마을에 어떤 사람이 사망하고 대령은 장례식에 참석하여 아들의 대부인 사바스를 만나 수탉에 대해 이야기한다.
주제: 싸움 닭은 대령에게 기다리는 편지가 되어 줄 것이다.
무언가를 애타게 기다리는 사람은 남이 아니라 자신에게도 있다.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나도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마스크를 벗고 예전처럼 자유롭게 일상을 즐기는 것이다.
가난과는 별개다.
대령은 가난하다.
커피도 얼마 남아 있지 않아서 천식으로 고생하는 아내에게 한 잔 타주고 자신은 마셨다고 거짓말 하고,
겨울이 오면 아내의 천식이 더 심해지고 대령 자신도 아픈 배를 더 움켜쥐고 참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