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건축이 바꾼다』는 222조 원 규모의 건축산업이 가진 가능성에 주목한다. 철저히 국내에서 생산되고 소비되는 건축은 집, 도시, 일자리와 관련한 한국 사회의 주요 쟁점과 연결되어 있다. 어린이집, 주민센터, 파출소, 우체국, 학교, 아파트단지, 다세대 다가구 주택 등의 주요 생활공간에서 가로등, 안전난간...
이 책은 건설의 시대에서 건축의 시대로 라는 말을 많이 사용한다. 대한민국의 엄청난 발전과 성장의 필수동력이었던 건설이라는 분야의 약세와 그에 따른 건축이라는 새로운 시장의 대체를 의미한다. 책을 읽기 전, 과연 우리나라가 정말 그러한 단계에 와있는지 의구심이 들었다. 그러한 변화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는지, 변화를 위해서 자신이 생각했던 가치관(20세기적)의 부작용들을 인정할 준비가 되어있는지 의문이었다. 나를 포함한 내 주변 사람들만 하더라도, 대부분이 회의적이었고, 우리나라에서 그게 가능하냐는 반문을 많이 들었다. 이미 그러한 환경에서 자라왔고, 커왔고, 생각을 하게 되었던 우리들이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을까 반문하게 되었다. 발전과 성장주의에 대한 달콤한 미련, 성장에 기반한 개발, 경제적 발전이 삶의 질 향상으로 직결된다는 믿음, 효용과 비용, 양적평가 주의.. 등등 수업시간에 배웠던 20세기 철학과 담론을 생각해볼 때, 현재 대한민국은 어떠한 위치에 놓여있는지 보게 되었다. 조금 더 회의적으로 말하자면, 21세기적인 가치와 태도, 이것은 우리나라 안에서는 오직 이상향에 불과한 존재하지 않는 유토피아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신문을 보더라도, 누군가(아마 건축가일 것이다)는 동네의 작은 건축공간을 담론화하며 중간건축에 힘의 가능성을 탐구하고자 하지만, 바로 옆에는 신도시 건설, 아파트 x채 공급 등의 기사가 보인다. 이러한 현상은 무엇을 의미할까?
아마도 지금이 엄청난 과도기적 시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누군가는 20세기적 가치를 폄하하고 이제 새로운 21세기적인 가치와 태도로 세상을 대해야 할 때라고 하고, 누군가는 아직 20세기적인 철학과 담론을 맹신하는 사람들도 있다. 아마 지금이 그 두 개의 대립된 의견이 극도로 달한 시대이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은 건축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를 형성하는 대부분의 이해관계에 얽혀서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