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사랑의 기초_한 남자』는 알랭 드 보통이 기혼남성으로서 경험하고 느끼고 고민했던 사랑과 결혼에 관한 문제들을 솔직하고 진지하게 털어놓은 작품이다. 실은 너무나 솔직해서 전복적으로 보일 정도다. 우리가 지금껏 마음속에 은밀히 숨기려 애썼던 고민을 모두 끄집어내어 이성이라는 냉정하고...
‘사랑’은 어릴 때나 나이를 먹은 지금이나 늘 ‘일상 속 화두’이면서도 늘 ‘모르겠다’는 느낌이 드는 말이다. 이 세상 그 누가 자신 있게 나는 ‘사랑을 알겠노라’라고 말할 수 있을까. 특히 남녀 간의 사랑이라고 한다면 더더욱. 그렇다면 사랑의 ‘완성’이라고들 말하는 ‘결혼’은 어떠할까. 책 서두에서 정이현 작가는 ‘낭만적 사랑의 영속성을 굳게 믿는다면, 그 꿈에서 영원히 깨어나고 싶지 않다면, 이 소설의 첫 페이지를 열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그런데 나는? 그만 판도라의 상자를 열고 말았으니 한숨이 절로 나오지만 그렇다고 해도 읽기를 멈출 수는 없는 일이다.
이 책을 읽은 이유는 두 가지였다. 첫째는 이름 속에 ‘보통’이라는 낱말을 갖고 있으면서도 ‘보통’이지 않은 내용을 담는 작가의 책이기에, 둘째는 남자 입장에서는 ‘사랑의 기초’를 과연 어떻게 표현할지 궁금했기에. 그러나 책을 다 읽은 지금 한 남자의 입장을 이해했다는 느낌보다는 사랑 전반에 대해 왠지 모를 쓸쓸함과 여운이 진하게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