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친구의 도시를 걸으며 정세랑이 만난 이야기보다 더 이야기 같았던 순간들
덧없이 사라진다 해도 완벽하게 근사한 순간들에 대하여
모두가 손꼽아 기다려온 책, 이 시대 가장 사랑받는 작가 정세랑의 첫 번째 에세이 『지구인만큼 지구를 사랑할 순 없어』가 우리 앞에 도착했다. 정세랑 작가는 여행을 싫어하기로...
누군가의 여행 이야기를 듣는 것은 참 즐거운 일이다. 그래서 나는 인터넷 블로그에서 다른 사람들이 여행한 이야기와 사진들을 감상하는 것을 즐긴다. 그런 행위들을 통해 내가 직접 그 장소에 가보지는 않았지만 그 사람들이 느꼈던 감정과 기분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특히 내가 좋아하는 사람의 여행기를 듣는 것이라면 그 즐거움은 더더욱 배가 될 것이다. 특히 코로나 펜데믹 이후 여행, 관광산업은 엄청나게 축소되었고 사람들 역시 해외 여행은 고사하고 국내 여행을 다니는 것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이 지난 여행의 기록들은 사실 여행 그 자체보다는 여행을 하며 안쪽에 축적된 것들에 중점을 두고 있는 듯하다.” 결국 여행은 추억을 기록하는 과정이다. 저자 정세랑은 그런 기록들을 모아 출간한 것일테고. 독자인 우리는 여행 기록자가 오픈한 추억들 중 “마음속 거름망으로 걸러낸” 이야기를 공유하는 중이다. 천 부도 겨우 팔리던 과거나 잘 나가는 지금이나 변함없이 자신을 선택해준 독자들을 위해 ‘어떻게 살아남고 싶었다’는 그녀는 세상을 더욱 아름답게 살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지구를 사랑하는 지구인으로서 여행 기록을 남긴 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