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은 13세기 마르코가 아시아지역을 여행하며 접했던 동양의 문화, 언어, 종교 등을 기록한 내용의 책이다. 당시 마르코의 책은 동양의 문화를 접해보지 못한 서양인들에게 관심을 끌 만했고, 실제로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가 『동방견문록』에 빠져 있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마르코의 책이 서양인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주었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칸의 제국』의 저자 조나단 D.스펜서는 1장 “마르코폴로의 세계”에서 『동방견문록』을 “그 서술적 묘사는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서양인들의 마음에 새겨져 있을 만큼 강력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고 평가하며, 『동방견문록』을 통해 13세기 서양인들이 동양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았는지 보여준다. 그리고 스펜서는 마르코가 『동방견문록』을 통해 서양에 소개한 중국 “자비롭게 통치되는 통치 국가, 크기가 방대하고 풍속이 점잖은 나라, 산물이 풍부하고 고도로 도시화 되어 있으며, 상업적 거래에는 독창적이고 전쟁방식에는 취약한 나라였다.” 라는 평가에 대해 과연 이것은 모두 사실인가? 그는 정말 중국에 다녀왔는가? 그리고 더 나아가 『동방견문록』의 집필 과정을 언급하며 독자들이 다양한 해석이 가능토록 한다.
필자는 스펜서가『동방견문록』을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특히, “폴로는 동양의 관용성과 개방성과는 대조적인 서양의 편협성과 폐쇄성을 넌지시 비판하고 자신의 출세를 도모하기 위한 속셈으로 동방견문록을 썼을 수도 있다.” 와 “당시 중국 여성들이 전족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몰랐으면서도 중국 여성의 성격과 품행을 장황하게 묘사했다.” 는 독자들에게『동방견문록』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첫 번째 구절에서 스펜서는 마르코가 출세를 위해 정확한 사실을 증명하지 않고 중국을 찬양하며 서양을 비판했다는 점은 『동방견문록』이 비평의 목적을 가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