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모든 인간의 자서전이 탄생과 죽음이라는 괄호로 닫혀 있다 할지라도 그 속에는 흥미를 끌기에 충분한 동기들이 수없이 존재한다. 인간이 만든 최고의 것인 도시의 건축은 이러한 자서전의 구체적인 흔적이며, 이 자서전에서 우리가 인식하고 느낄 수 있는 의미나 감정을 넘어서는 것이다.
도시는 건축이 응집한 집단이며, 도시에는 건축의 형태를 도시의 정신으로까지 응집시킨 집단의 정신이 흐르고 있다. 그러므로 도시의 정신에는 집단적 지속성이 존재하고 있으며, 따라서 집단적 지속성을 언급하지 않고 도시의 정신을 말하기란 매우 어렵다. 건축의 집단성은 시대와 장소에 따라 그 이념이나 성향이 다르고 그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삶의 역사가 누적된 어느 곳에나 존재한다. 집단은 시대와 장소마다 다른 양상의 변화를 요구하지만 변화의 대상이 되기보다는 언제나 그 시대의 변화를 결정하는 주체로서 존속한다.
알도 로시가 이 책에서 자주 사용하는 ‘도시적 형성물’이란 건물이나 기념물, 도로와 광장, 지역이나 지구, 로쿠스 등을 포함한다. 다시 말해서 건축이란 도시를 이루는 다양한 요소이며, 건축의 모습은 도시적 조건에 따라 만들어진다고 한다. 그의 이론은 대부분 역사적 사례에 근거하기 때문에 강력한 설득력을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