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제1회, 2회 루쉰문학상과 제3회 라오서문학상을 수상하고, 해마다 가장 유력한 노벨문학상 후보로 호명되는 옌롄커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작렬지』가... 『작렬지』는 옌롄커 작가가 직접 역사지리서의 편찬을 맡아 작성한 것이라는 독특한 설정으로 시작된다. ‘자례’라는 허구의 마을이 점차 대도시로...
1949년 마오쩌둥이 중화인민공화국의 건국을 선언한 이래, 중국은 약 70년간 빠른 성장을 이룩해왔다. 중국이 주변 국가에 미치는 정치적 영향은 점점 커지고 있고, 경제적 측면에서도 중국은 미국을 위협할 수 있는 국가로 부상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성장의 뒤에는 어두운 단면이 숨어 있었다. 개혁개방 시기 중국은 빠른 경제 성장을 위해 방법과 수단을 가리지 않았고, 개중에는 도덕적 의식을 결핍한 부정부패한 방법들도 있었다. 이로 인해 왜곡된 가치관을 가졌던 사람들이 많았고, 급기야는 현대 중국 사회의 심리적 갈등을 초래했다. 중국 사회 속 갈등은 여전히 만연하다. 공산주의와 자본주의 사이에서 갈등했던 때도 있었고, 국가와 인민의 갈등 역시 은연중에 존재했다. 개혁개방을 선언한 지 약 50년이 흘렀지만, 중국 내의 갈등은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
중국 소설가들의 작품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다. 소위 '세계 문학'이라고 하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문학 작품들 중에는 영미권이나 유럽 작가의 작품이 대부분이고, 아시아권 작가는 별로 없다. 뿐만 아니라 사회주의 정치체제를 지향하는 중국 작가들의 생각이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우리와 많이 다를 것 같다는 생각에 독자로서 어느 정도 심리적인 거리감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옌롄커의 경우 중국 작가 중에서도 전세계 독자들과 소통의 창구가 활발하게 열려 있는 작가라고 할 수 있다. 장교로 군대를 전역했음에도 중국의 체제 모순을 거침없이 비판하고 다른 나라의 작가들과도 활발하게 연대하는 모습을 보면 그가 중국 작가가 맞나 싶기도 하다. 그런데 옌롄커만큼 중국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묘사할 수 있는 작가가 있나 싶기도 하다. 자신을 둘러싼 환경을 비판하면서도 그것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는 작가라고 생각한다.
현대 중국에서 공산주의와 자본주의가 공존하고 있는 모습을 이해하기 위해서 우리는 중국의 두 가지 사건을 볼 필요가 있다. 위화의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라는 작품에서 보이는 두 사건이기도 하다. 마오쩌둥의 문화대혁명과 덩샤오핑의 개혁개방이 바로 그것이다. 1949년 공산주의를 표방하며 설립된 신중국은 그 사상의 끝에서 문화대혁명이라는 정치 과잉의 시기를 겪었고, 문화대혁명이 끝나고 시작된 개혁개방의 끝에서 경제 과잉의 시기를 겪고 있다. 그렇다면 각기 달라 보이는 두시기를 다른 시선으로 보아야 하는가?
위화는 그렇지 않았다. 위화는 중국사회의 갈등 심화에 따른 사회적 불안정을 우려하였다. 그는 크게 불균형적 경제 성장과 이에 반한 소프트 파워의 부재를 심리적 갈등의 원인으로 지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