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박제가 되어 버린 천재를 아시오?’ 시대를 앞서간 실험적 모더니스트 이상
“한국어로 쓰인 가장 격조 높은 산문”(김윤식) 「권태」를 비롯해... 다만 어디까지 가야 끝이 날지 모르는 내일 그것이 또 창밖에 등대하고 있는 것을 느끼면서 오들오들 떨고 있을 뿐이다.―「권태」에서
소설 ‘날개’를 쓴 요절한 천재 소설가 ‘이상’이 쓴 수필 ‘권태’란 글이 있다. 도시서 나고 자란 이상이 폐병으로 시골로 요양을 가 있을 적에 보고 느낀 걸 쓴 것이다. 땡볕이 내려쬐는 마당 한쪽에서 작은 아이 하나가 사금파리와 풀잎으로 소꿉놀이 하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십분 이고 이십분이고 혼자서 빻고 찧고 하면서 노는 걸 바라보노라니 답답하기도 하였던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