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윤치호의 일기, 한국 근대사 연구의 사료가 되다!윤치호의 일기를 통해 본 한 자식인의 내면과 식민지의 역사를 담은 『물 수 없다면 짖지도 마라』. 지식, 명망, 재력을 겸비했던 일본 강점기 조선의 원로였던 좌옹 윤치호가 60년 동안 쓴 일기를 정리하여 출간한 책이다. 개인의 일기를 사료로 볼 수...
인상 깊게 감상한 영화 ‘암살’ 중 “물 수 없으면 짖지도 마라,”라는 대사가 나온다. 이는 극중 염석진이 친일파로 변절한 후, 강인국의 집에서 전하게 되는 대사이다. 처음 이 대사를 듣고 독립을 위해 애쓰는 조선 사람들의 노력을 무의미한 것으로 치부하는 행위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리포트 과제를 위해 자료를 조사하던 중 그 대사가 실제 윤치호가 일기에 작성한 문구라는 것을 듣게 되었다.
윤치호는 한말 개화파로 ‘1898년 독립 협회 회장, 1903년 천안 군수 등을 역임한 인물이다. 1920년 이후에는 친일 활동을 펼쳤다.’라는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윤치호를 검색해 보면 사람들의 여러 가지 의견이 대립된다. ‘명백한 친일파이다.’, ‘친일파이지만 배울 점이 있다.’, ‘우리나라의 근대화를 위해 힘써 왔기 때문에 무조건적으로 비판할 수는 없다.’, ‘근대 지식인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려고 노력했다.’, ‘그의 일기는 사료적 가치를 지닌다.’ 등. 도대체 어떤 의견을 주장해 왔기에 이런 상반되는 견해들이 존재할까? 또, 그는 생전 독립운동가로 잘 알려진 안창호와도 깊은 인연을 맺었다.
<중 략>
해제에 나와 있는 것처럼 그는 우리나라의 독자성과 정체성을 부인한 적은 없었다. 대신 독자성과 정체성을 유지한 채로 일본의 ‘다민족 대국가’에 속하길 바랐다. 그러한 그의 심리는 일기에서도 잘 드러난다. 1919년 3월 1일 만세 운동이 한참이던 조선에서 그는 만세 운동을 하는 젊은이들을 목격한 후 ‘눈물이 핑 돌았다.’고 서술했다. 하지만 다음날 일기에서 볼 수 있는 그의 의견으로는 조선의 독립이 준비되지 않았고, 소요는 무단통치를 연장시키는 역할만을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이러한 의견은 독립만을 원하고, 독립을 위해 노력해 왔던 사람들의 사기를 꺾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의 1938년 3월 10일 일기, ‘친구 안창호의 사망으로 인해 슬픔이 눈앞을 가린다.’는 대목은 의아함을 자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