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함민복 시인의 첫 산문집이자 그의 산문집들 중에서도 가장 널리 알려진 <눈물은 왜 짠가>가 새롭게 출간되었다. 그간 함민복 시인은 여러 산문집에서 힘겨웠던 과거를 추억하면서도 현실을 보듬고, 독자들에게 참 사람살이란 무엇인지 끝없이 질문을 던졌다.
특히 2003년에 출간한 <눈물은 왜 짠가...
햇볕이 속절없이 강하게 쬐는 지난 해 무더운 여름, 시골 사시는 어머니는 전화 한 통 없이 나를 보러 서울로 올라오셨다.
“어머니 연락도 없이 어쩐 일이세요.”
“애미가 제 자식 보러 올 때 알리고 가야 하냐”
글쟁이가 어디 큰돈을 벌겠는가. 나는 변변치 않은 원고료로 작은 자취방에서 컵라면 컵을 쌓아두고 살아가는 모습을 어머니에게 보이고 싶지 않았지만 느닷없는 어머니의 등장으로 나의 감추고 싶던 초라한 행색을 보이게 되었다. 각박한 서울에서 자식의 안쓰러운 모습을 본 어머니의 눈망울에는 잔잔한 파도가 치는 듯 보였다. 그렇게 한참의 침묵이 지난 뒤 “영수야 우리 설렁탕이나 먹으러 가자. 배고프제?. 글 쓰는 사람이 고기를 먹고 힘써야지. 더울 때일수록 고기를 먹어야 더위를 안 먹는다” 어머니는 아무렇지 않은 척하시며 담담하게 말씀하셨다.
“어머니, 설렁탕 드실 수 있겠어요? 또 고름으로 고생하시면 어쩌시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