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헤세가 동화의 형식을 빌어 쓴 독특한 단편 및 중편 스물여섯 편을 모은 것으로, 1975년 헤세 연구자인 풀커 미헬스가 편집하여 <동화 Marchen>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것을 번역했다. 1차 세계 대전 중 반전 사상이 담긴 글을 스위스 신문에 발표함으로써 독일의 극우파들로부터 매국노로...
사실 헤르만 헤세는 내가 좋아하는 작가는 아니었다. 나는 그의 유명 작품 중 하나인 「데미안」을 읽었을 때 그 책속의 어둠에 숨이 막힐 뻔 했고, 본능적으로 이 작가를 좋아하지 않게 되었다. 성장 소설을 좋아하는 나지만, 그의 책에 쓰여 있는 고독, 증오, 분노, 공포 들이 나를 내리눌렀기 때문이다.
<중 략>
헤르만 헤세의 「환상동화집」을 읽으며 나는 많은 생각을 했다. 그의 동화 속에 녹아들어있는 주제들. 동화를 읽는 내내 헤르만 헤세가 던져 준 많은 문제의식들에 대해 생각하며 보냈다. 쓰인지 100여년이 지난 현대에까지도 그의 생각은 많은 시사점을 느끼게 해준다. 인간으로서의 자아성찰, 순수로의 회복, 조화로운 삶 등 그가 이야기하는 동화를 읽다보면 명상집을 읽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만일 누군가가 나에게 헤르만 헤세의 「환상동화집」에 대해 물어본다면 나는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그의 「환상동화집」은 어둠 속의 촛불처럼 환상적이고 낭만적이지만 현실적이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