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응팔은 한 손에 고삐를 잡은 채 말을 세우고 부러쥐었던 한 켠 손을 또 펴며 두 눈을 거기에 내려쏜다.
번쩍 하고 나타나는 오십 전짜리의 은전이 한 닢, 그것은 의연히 땀에 젖어, 손바닥 위에 놓여져 있는데, 얼마나 힘껏 부러쥐었던지 위로 닿았던 두 손가락의 한복판에 동고랗게 난 돈 자리가 좀처럼 사라지질...
마부의 작가 계용묵은 대표작 백치 아다다로 유명하다. 백치 아다다를 읽은 사람이라면 마부 역시 비슷한 줄거리를 가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마부의 주인공은 말을 더듬는 응팔이다. 그는 예전에 결혼했으나, 남편이 똑똑하지 않다는 것을 잘 알았던 아내가 그가 착실히 모아 온 돈을 빼돌려 다른 남자와 도망갔다. 때문에 응팔은 새롭게 얻을 배우자감으로는 예쁘지 않고 후덕하며 믿을 만한 사람으로 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