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어하는 사람이 있으면, 좋아질 때까지 떨어져 있으면 돼』 「무슨 소리야?」하치가 말했다.
「이 세상에는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잖아? 아무리 해도. 물구나무서기를 해도 안 되는 사람」
「그래서」
「하지만 그 사람도 죽잖아. 똑같이, 화도 내고 울기도 하고, 사람도 좋아했다가, 죽잖아? 그런 생각이 들면, 용서해 주자고 생각하기도 하고, 싫어할 수 없게 되잖아. 그건 멀리서 본다는 거야. 저 파란 하늘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처럼, 빛하고 구름이 아름다우면, 그 사람도 아름답게 보이고, 바람이 상쾌하면, 용서하잖아? 그럭저럭 좋아지잖아?」
요시모토 바나나는 일본의 작가로서, 바나나라는 국적불명의 필명을 쓰고 있다. 데뷔작은 "키친"으로 카이엔 문학상, 이즈미 쿄카상 등을 받으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후로도 "도마뱀", "암리타", "아르헨티나 할머니", "바다의 뚜껑" 등 많은 작품을 발표하며 아직까지 건실하게 자리매김하고 있는 작가다. 몇몇 작품들은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그녀의 작품은 유난히 젊은 여성들의 공감을 이끌어내어 '바나나 신드롬'이라는 이름의 팬덤이 생길 정도였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작품은 늘 독자에게 햇살 같은 따스함과 몽글몽글한 부드러움을 선사한다. 그녀는 작품에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나 서로가 어우러져 살아가는 따뜻하고 조화로운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독자들에게 따뜻한 감상을 불러일으킨다.
대부분 화자나 등장인물들은 여성이며, 여성을 위주로 이야기를 쓰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그녀의 작품은 여성 관계 사이에서 벌어지는 미묘한 감정, 그리고 성장을 다룬다. 남성도 등장하지만 적극적으로 나서거나 갈등을 개선하지 못한다. 오히려 상황에서 벗어나 그저 관망하는 제3의 존재가 되거나 대상화가 되는 존재에 가깝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의 소재 중에 오컬트적인 것이 많이 등장한다. 여기에서는 특이한 신흥종교집단을 일으킨 할머니와 신자인 엄마와 함께 산 마오짱이 나온다. 신흥종교로 소재로 심각한 듯하지만, 그곳을 벗어난 결국 자립하게 되는 마오짱을 보면서, 응원을 하게 된다. 특이한 신흥종교 집단이고 할머니가 돌아가시면서 결국 신자들끼리 알력 다툼을 하게 되고 줄곧 그곳에 대한 의구심이 생기고 있던 마오는 몰래 그곳을 빠져나온다.
그래서 하치를 만나게 되고 하치도 평범하지는 않지만 마오짱이 몸 담았던 종교와는 다른 식으로 인생을 살아가는 인물이다. 하지만 따뜻한 마음씨를 가지고 있고 마오에게 한없이 편 하게 대하는 것을 볼 때 참 보기 좋은 커플이라고 느꼈다.
마오는 보통의 인생을 겪지 못해 오히려 인생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고 있고 운명론이라든 지, 뭔가 철학적인 것을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