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경제 주체들이 이성적이지 못한 경제 활동을 왜 반복하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다면, 대공황 같은 사건들 또한 애초에 예견할 수 있지 않을까?” 『야성적 충동』에서 『비이성적 과열』까지 차곡차곡 쌓아올린 쉴러 교수의 연구는 『내러티브 경제학』에서 정점을 이루며 이 질문에 명쾌한 해답을 제시하고자...
인간은 유전적으로 미래에 대한 걱정을 하도록 설계되어졌고 그로 인해서 항상 미래를 예측하려는 방향으로 진화를 해왔습니다. 이에 맞춰서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미래를 예측하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입니다. 경제학자와 기상학자의 공통점이 뭘까요? 둘 다 예측으로 먹고 산다는 겁니다. 근데 차이가 있습니다. 기상학자는 현재 날씨는 맞추지만 경제학자는 현재의 경제상황도 제대로 맞추지 못합니다. 경제학자들이 만든 유머지만 일리가 있습니다. 국제통화기금은 연 2회 세계경제전망보고서를 발표합니다. 1988년 이후 194개국에서 도합 469번의 경기침체를 예측했으나 실제 예측이 맞은 건 17번에 불과합니다.
내러티브 경제학이란 용어는 흔하지는 않지만 예전부터 사용되긴 하였다.
R.H. 잉글리스 폴그레이브는 (정치경제학 사전)에서 내러티브 경제학에 대해 짧게 언급했다. 이 책에서의 내러티브 경제학은 서술을 이용해 역사적 사건을 설명하는 연구 방식을 의미하는 듯 보인다. 아래와 같이 2가지 요소에 집중하고자 한다.
1. 말로 전해지며 이야기 형식을 띤 아이디어의 전염
2. 전염성 강한 이야기를 새로 창조하거나 이미 존재하는 이야기를 널리 확산시키고자 하는 노력
무엇보다 내러티브의 전염이 경제적 사건에 어떻게 영향을 끼치는지 살펴보고 싶다.
이를 테면 도널드 트럼프가 터프하고 뛰어난 협상가이며 자수성가한 억만장자라는 이야기는 2016년에 그가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될 수 있도록 이끈 경제 내러티브의 핵심이었다. 트럼프의 경우처럼 어떤 유명인은 내러티브를 스스로 만들어내기도 한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내용은 오늘날의 정보 기술 및 소셜미디어의 발전과 밀접하게 연결된다. 이러한 도구들은 전 세계에 이야기를 전달하고 그것을 바이럴로 만드는 매개체이며, 그로써 우리의 경제 행동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다.
경제학은 잘 모르지만 나도 나의 전문 분야에 대해서는 그것을 분별할 능력이 있고, 여러 학설들 중에서 학파를 선택하는 것처럼 지지를 하는 이론이 있기 마련이다. 저자도 말하기를 네러티브는 여러 분야에서 적용되고 있지만 경제학에서는 사짜 취급을 받던 것이나, 저자가 좀 더 구체적인 추론과정을 거쳐 그런 이론을 정립하게 된 것이다.
내 생각엔 중요한 것은 뭐가 옳으냐 보다 뭐가 옳은 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과 균형 잡힌 관점이다. 그리고 뭐가 옳은 지보다 과정이 더 배울 것이 많다. 나의 판단이 옳다고 주장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근거를 가지고 그렇게 생각해야 하고, 후에 그 주장을 뒤엎는 더 참신한 이론이 나오면 그게 옳은 지 아닌지 판단할 능력을 갖추는 과정 자체가 값지다고 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