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12세기 음유시인들인 베룰, 토마스, 아일하르트 등이 노래한 트리스탄과 이즈의 사랑 이야기 중 오늘날까지 전해오는 편린들을 모아 엮은 책. 켈트 문명이라는 잠적한 문화권의 전설로, 인습 혹은 세속과의 불가피한 갈등관계에 처하여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트리스탄과 이즈 두 연인의 곡진하고 자상한...
1. 트리스탄의 어린 시절
먼 옛날, 마크 왕은 콘월 지방을 다스리고 있었다. 그가 적의 침입을 받자 르누아의 왕 리발렌이 그를 도왔고, 이에 감동받은 마크 왕은 자신의 누이 블랑슈플뢰르와 리발렌을 혼인시켰다. 두 남녀가 혼인을 치르자마자 리발렌의 숙적인 모르간 공작이 왕국을 습격하여 리발렌은 전쟁터에서 죽게 되고, 슬픔에 빠져 하루하루를 살아가던 블랑슈플뢰르도 그들의 아들, 트리스탄을 낳자마자 숨을 거둔다. 왕실의 집사 로할트는 어린 트리스탄을 거두어, 사부 고르브날로부터 기사들이 갖추어야 할 모든 기예와 덕목을 배우게 한다. 수려한 외모에 용맹스럽게 자라 모든 이들의 칭송을 받은 트리스탄은 어느 날 노르웨이 상인들로부터 납치를 당해 그의 숙부의 나라, 콘월에 당도하게 된다. 트리스탄에게 각별한 애정을 느낀 마크 왕은 그를 왕국에 두면서, 어딜 가나 그와 함께 하고자 했다. 그러던 중, 사라진 트리스탄을 찾아 여러 나라를 헤매던 로할트가 콘월에 이르게 되었고, 그는 트리스탄이 마크 왕의 조카임을 밝힌다. 마크 왕의 도움을 받아 트리스탄은 모르간 공작에게 빼앗긴 리발렌의 왕국을 되찾게 되었으나, 혼자가 될 마크왕을 염려해 왕국을 로할트에게 맡기고 마크 왕의 곁으로 돌아간다.
2. 아일랜드의 모르홀트
예로부터 콘월의 선조들은 아일랜드에 조공을 바쳐왔었다. 그러나 그들의 부당한 요구에 오래전부터 마크 왕은 조공을 바치는 것을 거부했고, 이에 아일랜드 왕은 처남인 거인 기사 모르홀트를 사신으로 보냈다. 모르홀트는 자신과의 결투에서 이기는 자가 있다면 조공을 바치지 않아도 된다고 했으나, 그의 거구의 몸에 겁먹은 콘월의 기사들은 누구 하나 나서는 이가 없었다. 오직 용감한 트리스탄만이 그 결투에 응하였고, 거인 모르홀트와 싸워 승리를 거두었다. 그러나, 모르홀트의 창에 묻어있던 독으로 인해 트리스탄은 거의 죽어가고 있었다. 그는 마크 왕에게 간청해 돛도 노도 없는 작은 조각배에 누워 오직 하프만을 곁에 두고 바다로 떠밀려 보내졌다. 그의 조각배는 아일랜드의 어부들에 의해 발견되었고 모든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금발의 이즈에 의해 그의 상처는 치료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