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사람들의 모습을 그린 그림은 많이 봐왔다. 그러나 그냥 무슨 그림인지만 확인할 뿐, 그것에 담긴 의미는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다. 칼춤의 유래를 알고 신윤복의 ‘칼춤’이라는 그림을 보면, 칼춤의 유래 때문인지 슬픈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좋은 그림은 그린 사람만의 독특함이 들어가, 보는 이들에게 여러 가지 생각을 던져줘야 한다고 나와 있다. 김홍도가 바로 이런 그림을 그릴 줄 아는 화가였다. ‘꾸지람 듣는 학동’을 보면 혼이 난 학동과 그를 재미있어하는 동무들을 볼 수 있다. 혼이 난 학동으로는 한 손으로는 눈물을 찍어내고, 다른 한 손으로는 대님을 만지는 것으로 보아, 방금 회초리로 맞은 듯하다. 그리고 책까지 팽개친 모습에서 서러운 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김두량의 ‘낮잠자는 목동’을 보면 사람보다 소가 훨씬 더 중요하게 그려져 있다. 이전의 그림들은 주로 중국의 그림을 보고 베끼느라 중국의 물소를 그리는 게 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