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도시, 그 파란만장했던 삶의 기록들
- 해방 직후부터 천도계획까지, 60년 한국 도시의 발자취를 더듬는다1945년 8월 15일, 광복이 된 그날부터 정확히 60년의 세월이 흘렀다. 우리들은 지난 60년간 실로 대단한 시대를 체험해왔다. 좌우익 대립, 정부 수립, 6?25 전쟁, 3?15 부정선거, 4?19, 5?16, 제1공화국...
미 군정의 공창제도 폐지되었으나 6.25 이후 생활난으로 사창이 크게 증가했다. 그 시기에 발족된 여자 경찰서(10년 운영 후 폐지됨)의 목적은 매춘업 단속이었을 정도로 사창이 만연하고 전국화 현상이 일어났다. 그중에서도 종삼은 여러 개의 방을 가진 가옥구조로 구성되어 있었고, 직장과 술집이 밀집되어 있었으며 저렴한 가격으로 집창이 번창하기에 아주 좋은 조건이었다. 그런 종삼이 없어지게 된 계기는 김현옥 시장에 대한 예지동 창녀의 호객행위로 종삼 소탕을 결심케 되었다고 한다. 나비작전의 전략은 창녀(꽃)이 아닌 유객(나비) 들에 대한 조치로 손님에게 여러 가지 질문 공세를 하여 쫓아내고 포주들에게는 채권을 무효화 시킴으로 1주일도 안되어 완전히 종식되었다. 저자는 안가본 사람이 없을 정도라고 했다. 누군가는 몸을 팔아야 먹고 살 수 있을 정도로 모두가 가난한 시대에 사창가를 찾는 사람들이 그렇게나 많았다는 것이 참 아이러니 하다.
외국인들에게 한국 하면 떠오르는 인상은 깔끔하고 정리되어 있는 도시의 모습이다. 실제로 한국에 와서 서울이라는 도시를 접했을 때는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정돈이 잘 되어 있었고 너무 화려하지도, 너무 단출하지도 않은 절제된 도시의 미가 있었다. 하지만 한국의 역사를 이해하고 이 책을 읽으면서 현재 한국의 도시화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며, 누군가의 눈물과 희생이 담겨져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은 손정목 선생님이 직접 목도한 서울의 근대화 과정을 담고 있다. 한국사에 있어서 근대사는 일제강점기를 시작으로 한국전쟁으로 폐허가 된 도시, 민주주의를 부르짖던 국민들의 목소리가 담겨 있기 때문에 결코 밝은 이미지라고 할 수 없다. 실제로 이 책에 제시되어 있는 삽화들도 그 당시 한국의 상황이 어떠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었다. 지금과 비교하면 완전 다른 세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