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함성호 시인의 문학은 말에 대한 사랑이 아니라 말에 대한 환멸이다. 이 시집에서 시인은 건축학적 상상력으로 문명세계를 비판한다. 그의 비판은 단순히 현실 문명 세계에 그치지 않고 신화, 지식, 설화, 역사, 이데올로기 등을 포함하고 있다. 그의 시는 건축물처럼 구축적인 형태를 띠고 있어 다른...
이 시집도 장석남의 새떼들에게로의 망명만큼이나 손에 잡기 쉽지 않았던 시집이다.
그 이유 중에는 분량의 압박이란 까닭이 크지 않았나 싶다. 시를 읽기 전 함성호 시인보다 함성호 시인이 건축가의 직업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접했기 때문일까 어느 정도의 선입견이 나도 모르게 스며든 채로 시집읽기를 시작했다는 게 지금에 와서 조금 아쉽다.
존재가 없는 감상으로 시작하지 못했다는 감상자로서의 예의가 부족했다는 점.
하지만 선입견이 아니고서라도 시집에서 발가벗겨 드러낸 부제부분의 건축**학이라든지 하는 표현들을 보고, 건축가의 이미지를 떠올리지 않았을 리 없다. 이미 독자들은 시를 읽으며 건축이라는 부분에 맞춰 시를 읽어야 했을지도 모르겠다. 일단 분량이 많지만 이해와 공감과 공유를 그리고 더 깊이 빠질 수 있었다는 것에 좋은 인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