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이 작품의 중심인물인 ‘그’는 원미동에 처음으로 ‘내 집’을 장만하여 이사한다. 그러나 집에 하자가 많아 집 수리에 돈이 많이 들어가게 된다. 어느 날 목욕탕 배수관에 문제가 생겨 지물포 주인에게 소개받은 '임 씨'에게 일을 맡긴다. 그러나 임 씨는 원래 연탄장수로 집 수리를 부업으로 한다는 것을 알게 되자 ‘그’와 아내는 욕실 공사를 맡긴 것을 후회한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임 씨는 공사를 깔끔하게 마친다.
1. '비오는 날이면 가리봉동에 가야한다'를 읽은 계기.
한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제목이 있는데 '비오는 날이면 가리봉동에 가야한다'가 그런 제목입니다. 이 단편소설의 제목을 들을 때마다 왜 비가 오면 가리봉동에 가야 하는지 궁금했습니다. 가리봉동에 뭐가 있나? 그 당시 가리봉동에는 특별한 무엇이 있었나? 하며 언젠가 가보았던 가리봉동을 떠올리기도 했습니다.
주제: 이사한 연립 주택은 지은 지 삼년 되었는데 한 달이 멀다 하고 문제가 터졌다. 여기저기 수선하고 공사하느라 쪼들린다. 이번에는 목욕탕 대 공사다. 동네 연탄 배달부 임 씨가 와서 설비 일을 맡아서 하는데 견적이 이십 만원이다. 주인 부부는 그 돈값을 제대로 치르도록 목욕탕 공사를 지켜보고 있다. 비싸게 부른 만큼 최선을 다해 일하는 임 씨다. 야무지게 일한 댓가를 치르려고 하는데 임 씨는 자재값만 받는다며 칠만 원을 달라고 했다. 부부는 이웃의 정을 느끼며 고마워한다.
단편소설집 ‘국어시간 현대소설에 빠지다 1권’에 실려 있는 양귀자의 ‘비오는 날이면 가리봉동에 가야한다’를 읽게 되었습니다. 이 단편소설은 임 씨라는 인부가 ‘그’의 연립주택을 수리하는 과정에서 ‘그’가 인부를 의심하는 이야기입니다. 즉 ‘그’는 인부인 임 씨가 혹시 공사비를 부풀려 속이지는 않을까 걱정하지만, 임 씨는 오히려 공사비를 깎아줍니다. 임 씨가 돈을 더 내라고 할까봐 전전긍긍하던 중, 임 씨가 오히려 돈을 덜 받고 거기에다 좋은 서비스까지 해주고도 공사비를 깎아주는 모습을 보며 그와 그의 아내는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나는 이 부분을 읽으며 ‘그’ 부부의 심정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습니다. 도시는 농촌과는 달리 각박한 사회이기 때문에 사기도 많이 당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너무나도 계산적이고 조금이라도 가격을 깎으려는 속물적인 태도를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