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열광금지, 에바로드>는 일본 애니메이션 오타쿠인 종현을 주인공으로 내세웠지만 오타쿠에 관한 소설은 아니다. 오타쿠 종현의 삶이 'IT 세대', '88만원 세대'로 불리는 한국 젊은이들의 모습을 고스란히 반영하기 때문이다.
작가는 생존과 경쟁이 강요되는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젊은 세대의 내면을 짜임새...
모든 사람들은 덕후다. 허구한 날 뜨개질을 하는 노인이나, 주말마다 산을 오르고, 그를 위해 등산 용품을 사 모으는 중년들, 틈만 나면 모바일 게임을 하는 아이들, 아이돌을 쫓아 다니는 중고등학생, 그리고 애니메이션에 열광하는 오타쿠들까지. 사람들은 자신이 덕후인 줄도 모르고 덕질을 한다. 그건 그들이 덕질하는 대상이 ‘서브컬쳐’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며, 덕질 대상에 대한 가치평가나, 선입견을 갖고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신이 덕질하는 대상에 대해 끊임없이 가치 평가를 당해야만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건 오타쿠이자, 청춘인 젊은이들이다. 오타쿠는 ‘서브 컬쳐’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타인에게 눈초리를 받고, 젊은이들은 ‘남들과 비슷한 삶’을 살고 있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스스로 검열한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오타쿠이면서 청춘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문제적이다. 남들과 전혀 다른 모습으로 소설 속에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신세기 에반게리온 이라는 유명한 일본만화영화가 있다. 나도 본 적은 없지만 이름은 들어본 적 이 있다. 스튜디오 카라에서는 새로운 극장판 시리즈를 연달아 개봉하면서 장대한 스케일의 이벤 트를 진행한다. 이름하야 ‘에반게리온 월드 스탬프 랠리’ 프랑스, 미국, 일본, 중국 네개국에서 임 시로 마련되는 홍보부스에서 인증 도장을 받아오면 풍성한 상품을 주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상품 내용도 공지 하지 않았다. 팬들 사이에서는 미쳤구나 하는 반응이 나왔다. 그런데 이것을 완주한 사람이 딱 한사람 나왔다. 그것도 일본사람도 아닌 한국 사람. 그 사람의 이름은 박종현 , 그냥 완주만 한게 아니라 ‘열광금지, 에바로드’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도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