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시가 늘 곁에 있었기에, 하늘의 별을 바라볼 수 있었고 발밑의 꽃을 잊지 않을 수 있었다고 말하는 30년 경력의 출판 에디터, 《서른 살엔 미처 몰랐던 것들》의 저자 김선경이 자신의 삶을 뻔한 결말로부터 구해 준 고마운 시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누구나 시 하나쯤 가슴에 품고 산다』. ‘아 힘들다’ 소리가...
초등학교 때 이 시를 처음 접한 작가는 너무 짧고 간결해서 ‘시’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이 시는 살면서 한 번씩 떠올랐고, 그 시에 깃든 깊은 뜻과 아름다움을 알기까지 많은 시간이 흘렀다고 한다. 작가는 이상형과는 거리가 먼 남자를 만나 결혼을 하고, 어린 시절부터 함께 한 방을 쓴 할머니가 세상을 떠났으며,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의수를 하고 있는 등 뜻대로만은 되지 않는 일들을 겪고 나서 다시 한 번 이 시를 떠올리게 됐다. 그것은 ‘자연스러운 본성을 따르며 살아가되 어느 때에라도 파란 하늘을 보며 희망을 품겠다, 모였다 사라지며 모습을 바꾸는 구름처럼 변하는 것들에 실망하지 않고, 그리고 마침내 사라지는 날까지’ 이런 뜻으로 유추하고 있다.
이렇게 작가는 삶의 고단한 부분을 망설이거나, 피하거나, 참거나, 아주 조금 용기를 내는 삶의 갈피마다 시가 있었다. 시는 누구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은 작가의 어설픈 욕망들을 이해해 주었고, 괜찮은 척했지만 괜찮지 않았던 작가의 모멸감을 달래주었다.(중략)
Chapter 3 - 나는 정말 잘 살아가고 있는 걸까
<자탄自歎 - 지난 세월을 한탄하며 >
- 퇴계 이황 -
이미 지나간 세월이라 나에게는 안타깝지만
그대는 지금 시작하면 되니 무엇이 걱정이오.
조금씩 흙을 쌓아 산을 이루는 그날까지
너무 꾸물대지도 말고 너무 서둘지도 말게.
(퇴계 이황이 예순네 살 때 제자 김취려에게 준 들)
챕터의 주제부터 많은 생각이 들었다.
<퇴계 이황의 자탄>이라는 시를 보면 '이미 지나간 세월이라 나는 안타깝지만 그대는 지금 시작하면 되니 무엇이 걱정이오.'라는 문장이 있는데 이제 군생활을 시작하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다. 나는 이미 잘못했던 시절이 지나가 이제와 서 후회해봐야 소용이 없지만 후배들은 지금부터라도 더 잘해 나중이 되어 후회하지 않고, 나보다 더 나은 장교가 되었으면 한다. 지금 후배들에게 시에서 나온 구절 '너무 꾸물대지도 말고 너무 서둘지도 말게'처럼 꾸준하고 성실하게 군생활에 임하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지금도 걱정이 많은 내 자신을 보며 군생활을 보람없이 한 내 자신이 한탄스럽기만 하다. 이 시를 읽고 '내가 전에 잘하였다면 지금 하고 있는 이 많은 걱정이 행복이 되었을텐데.'라는 생각이 내 머리를 돌고 돌았다.
Chapter 4 - 시가 내 곁에 있어 참 다행이다
<시간에게>
- 김남조 -
시간에게 겸손하기
시간의 식물원에게 물 주기
시간 안에서 용서받기
시간의 탓으로 돌리지 말기
시간에게 편지쓰기
시간에게 치유받기
시간 속의 꽃을 찾기
시간의 말씀 듣기
시간에게 고백하기
시간에게 참회하기
시간 안에서 잠자기
시간 안에서 오래오래 잠자기
훗날에 그리하기
나는 이 시를 읽자마자 시간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하였다. 군대에서는 시간을 제일 중요시 한다고 생각을 하는데 시간에게 겸손하고 치유 받는 것을 우리는 반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