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집 교수의 ‘한국 민주주의의 조건과 전망’ 책을 읽고, 그 중 1장 ‘한국의 자본주의 발전과 민주주의 1945-1995’와 9장 ‘민주주의 이행하에서의 한국노동운동’에 대해 집중 분석하려고 한다. 한국의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문제를 논의하는 것에 있어서 가장 먼저 고려해야할 점은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라는 두 역사적 계기가 분단 상황 하에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 발전은 다음 세가지의 특징을 갖는다. 첫째, 근대국가의 형성, 자본주의의 산업화, 민주화 세 과정이 거의 동시적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한국은 후후발산업화 국가로, 근대화 변화의 동시성을 갖는다. 둘째, 한국의 근대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 중 하나는 전후 세계 질서의 패권국가로서 미국의 영향력이다. 남한 분단국가의 수립과 민주주의 제도의 도입은 미군정을 통해 도입되었고, 1960년대 이후 자립적 경제 발전의 타이밍과 전략 방향은 기본적으로 국제 통화기금의 권고를 따른 것이다. 즉, 한국은 발전 과정에서 외세의 압도적 귲정력의 특징을 갖고 있다. 셋째, 한국에서 근대화 과정들은 급속도로 압축적으로 전개되었다. 한국은 여타 국가들과 달리 근대화의 모든 과정은 50년도 안되는 짧은 시간 내에 경험하였다. 이로 인해 한국의 민주주의는 ‘조숙한 민주주의’로 들어오게 되는데, 이는 후에 민주주의 발전 과정에서 많은 장애물적 요소를 만들게 된다. 네 번째, 한국의 자본주의 산업화와 민주주의로의 이행은 북한이라는 위협적인 외부의 적이 항구적으로 존재하는 고도의 긴장상태에서 이루어졌다. 북한은 사실상 정치적 권위에 대한 충성심을 제고하고, 사회 내부의 갈등을 극복하여 국민을 동원하는 데 긍정적 요인이 되도록 하였다. 북한과 분단된 상황은, 한국의 향후 발전에 큰 장애물로 남아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한국의 발전 과정에서 긍정적 역할을 수행한 것은 아이러니한 상황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