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해양 문명의 아이콘, 등대로 세계사를 읽는다!항구도시가 만들어낸 가장 뛰어난 세공품, 등대를 통해서 본 인류 문명사 『등대의 세계사』. 항해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로 인류 문명의 숙명과도 같은 존재인 등대는 시간을 가로질러 인류 문명의 시초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오고 있는 중이다. 거친 파도와...
예전에 부산에서 제주까지 배를 타고 간 적이 있다. 해질녘 출발해 11시간을 항해해서는 동틀 무렵 제주에 닿는 여객선이었다. 모처럼 배를 타서 긴장도 되고 반나절이 걸리는 긴 항해가 지루해져 잠이 오지 않는 선상의 밤, 갑판에 나가 바닷바람을 쐬며 깜깜한 바다를 한없이 바라보았다. 한 나라 안을 이동하는 얼마 되지 않는 뱃길이지만 사방천지 어둠과 물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망망대해에 떠있는 느낌이었다. 이따금 멀리 불빛이 반짝일 때면 갑판 위에 있던 사람들은 작게 탄성을 지르곤 했다. 등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