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을 강조하는 공자가 당신을 압박한다면, 비움을 중시하는 장자는 당신에게 휴식을 줄 것이다.” 책 뒷면에 크게 박힌 글씨가 내 마음을 흔들었다. 그래 지금 나에겐 비움이 필요하다. 다른 것에는 좀처럼 욕심이 없는 나는 이상하게도 하고 싶은 일도, 되고 싶은 건 참 많았다.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일을 벌이고 늘 시간에 쫓겼다. 바쁘고 피곤했지만 아무 것도 안 하고 쉬는 건 마음을 더 힘들게 했다. ‘브레이크가 고장난 8톤 트럭’처럼 달리던 나는 결국 퍼져버렸다. 슬픈 건 그 와중에도 멍하니 쉬는 게 마음을 괴롭게 했다는 거다.
<장자의 비움공부>를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온전히 비움을 실천하는 것에 오늘도 실패했다. 그래도 장자의 사상을 통해 예전보다 좀 더 나은 내가 되었다고 확신한다. 지난 달 조카가 학교에서 받아온 미니트리를 꾸민 일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