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글이 긴 글보다 더 깊은 인상을 줄 수 있다. 이 책도 그런 부류에 속한다. '단추스프'는 불과 15장 내외의 동화이지만 범상치 않은 책이다.
이 책의 선택은 필연이었다. 독특한 제목은 내 손을 움직이게 만들었다. 어쩌면, 책 선택의 절반은 제목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매력적인 제목은 눈길을 끌게 만들고 책의 내용을 궁금하게 하기 때문이다.
이야기 초반부터 등장하는 거지는, 춥고 배가 고파서 단추로 스프를 끓일 생각을 한다. 뼈로 된 단추를 끓여서 스프로 만든다는 것이 터무니없는 소리라던가 기적은 아닌데, 그렇게 생각했던 마을 사람들이 매우 순진하다. 뼈로 만든 스프는 한국인의 식탁에서도 볼 수 있는 모습이다. 뼈다귓국이라고 부르는데, 짐승의 뼈를 푹 삶아 곤 국으로 단백질이 풍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