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황석영 장편소설. 「한국일보」에 연재되었던 작품을 책으로 묶은 것으로, 전래동화 속 심청에 대한 재해석을 통해 19세기 동아시아 근대화 과정을 매춘이라는 고리로 풀어내고 있다. 또한 심청의 몸이 변화해가는 과정을 통해 여성의 사물화와 정체정 상실 과정도 함께 그리고 있다. 공양미 삼백석에 팔린 심청은...
우디 앨런의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는 주인공인 길의 길 찾기이다. 또한 소설과 신화의 만남이며 신화에 대한 재해석이다. 주인공인 길은 분명히 소설적 인물이다. 그러한 길이 운명의 소용돌이에 휩싸이게 된다. 자신이 최고의 시대라 생각하는 1920년대에 진입하여 예술의 우상들을 직접 만나고 같이 어울리게 되는 것이다. 주인공 길에게 1920년대는 명백히 신화의 세계이다. 그에게 있어 1920년대는 하나의 신화일 수밖에 없다. 평소에 동경했던 문학영웅인 헤밍웨이를 비롯해 피카소 달리 등이 모두 1920년대를 살았기 때문이다. 그의 머릿속은 이미 1920년대의 파리를 신화의 공간으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하지만 그가 1920년대에 진입하여 그때 당시의 예술가에게 물으니 그들은 지금이 아닌 1870년대를 꿈꾸고 있었다. 그들에겐 1870년대가 꿈의 세계이며 신화였던 것이다. 길은 내친김에 1920년대의 영웅들이 꿈꿨던 1870년대까지 도달하게 된다. 그리고 길은 또다시 질문을 한다. 길의 우상들이 신화의 공간이라 생각했던 1870년대의 예술가들은 현재에 만족하지 못하고 르네상스 시대를 그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