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서머셋 몸의 <인간의 굴레에서>는 교양소설(Bildungsroman) 계열에 든다. 교양소설이란 젊은이가 인생과 사회에 눈떠가는 과정을 그린, 성장소설과도 비슷한 개념이다. 이 책 역시 고뇌를 짊어진 한 젊은이가 마음의 상처를 극복하면서 세상에 눈떠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렸다.
수없이 진로를 바꾸는 필립에 대한 생각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 결코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평생 꾸역꾸역 하고 있는 사람들이 세상에는 얼마나 많은가. 백부가 필립에게‘한 우물을 꾸준히 파지 못하는 인내심이 부족한 녀석’이라며 핀잔을 줄 때도 그는 결코 주눅 들지 않는다. 평생을 열등감과 자기 환멸에 시달린 그지만, 자기 삶을 이끌어나갈 주체성은 결코 잃지 않았던 것이다. 지금 이대로는 안 된다, 그러니 조금이라도 더 나은 삶을 향해 발버둥 쳐야 한다, 어떻게든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현재는 인간이라는 굴레에 갇혀 있지만, 그 굴레 안쪽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주체적으로 해 나가는 것. 이것이야말로 평범한 사람들은 가지지 못한, 필립이 가진 용기라는 자질이 아닐까 싶다.
"인간의 굴레에서"는 윌리엄 서머셋 모옴의 대표작 중 하나로, 인간의 삶과 사랑, 그리고 자유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를 담은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주인공 필립의 삶을 통해 인간이 자신의 운명을 극복하려는 노력과 그 과정에서 겪는 시련과 갈등을 그립니다.
필립은 천재적인 능력을 가진 아이로 태어났지만, 어린 시절에 발병한 폴리오로 인해 한쪽 발이 불편하게 되는 시련을 겪게 됩니다.
이 작품의 제목 ‘인간의 굴레에서’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다. 책을 읽는 내내 무슨 의미인지 감이 잘 잡히지 않다가 막바지에 이르러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주인공이 필립의 일생을 읽고 있으면 다소 답답하게 느껴진다. 가장 심각한 것은 자신의 애정을 이용해 이득만을 취하는 밀드레드에게서 끝내 자유롭지 못하고 집착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물론 사랑에 빠지면 모두 바보가 된다지만, 답답하게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작품의 중후반까지 제목이 표현하는 인간의 굴레가 필립이 자신의 인간적인 약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을 표현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소설의 후반부에서 진정한 의미와 이 작품의 주제의식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인간의 굴레는 사람이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각자가 가진 어쩔 수 없는 약점을 의미하는 것이 맞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필립에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닌 밀드레드에게 초점을 맞춰야 된다는 것이다.
필립은 밀드레드를 통해서 모든 사람이 약점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을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 그녀가 사람의 마음을 악용해 자신의 이득을 취하는 잘못된 행동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한 것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마치 자신이 한쪽 발을 저는 장애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듯이, 또 밀드레드에 대한 지나친 집착에서 벗어나지 못하듯이 말이다.
주제: 인간은 수많은 굴레를 만나야 이기고 살아갈 수 있다.
굴레: 말이나 소 따위를 부리기 위하여 머리와 목에서 고삐에 걸쳐 얽어매는 줄.
베틀에서 바디집비녀에서 바디집을 걸쳐 매는 끈.
부자연스럽게 얽매이는 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소나 말의 고삐를 끼운 다음 그것에 튼튼한 새끼로 묶어 머리 쪽에 감는 줄을 굴레라고 한다.
매여 있으니 자유를 느끼지 못한다.
우리의 일상에서도 그렇게 얽어매인 부자연스런 상태를 일컬어 비유적으로 굴레라고 한다.
삶의 굴레, 인생의 굴레, 인간의 굴레...
우리도 살아 가면서 우리의 어깨를 짓누르거나 발을 떼지 못하게 하는 것들을 만난다.
짓누르는 것을 벗어버리고 떼지 못하는 발을 힘겹게 떼어버리면 자연스럽고, 편안한 기운이 고요히 찾아 오는 것을 가끔 맛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