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과학한다, 고로 철학한다』는 이와 같은 질문으로 과학을 어떻게 철학적으로 바라볼 수 있을지를 고민하게 만든다. 과학의 의미와 그 한계, 과학의 역할 등에 대해서 저자는 다양한 철학적 질문을 제시한다. 과학철학의 대가인 포퍼나 쿤의 논의에서부터 시작해 과학과 유사과학의 차이점, 과학...
과학철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손튼이라는 사람이 아인슈타인에게 찾아가서 물리 수업에 철학도 포함시켜야 하냐고 물었다고 한다. 아인슈타인의 대답은 그래야 한다는 것이었다. 과학, 철학, 역사적 배경을 알고 있으면 과학자가 지닌 현세대의 편견에서 벗어날 수가 있다고 했다고 한다.
내가 볼 때는 탁월한 식견이긴 하지만 당시 과학이 본질 논란, 양자역학 논란에 시달렸기 때문에 이런 말을 남긴 것 같다. 물론 예전 과학자, 철학자들도 굉장히 대단한 예견을 했다. 소수의 존재가 우주의 비밀을 품고 있는 것과 우주를 구성하는 물질에 대한 기본적인 탐구가 그것이다.
고대에 과학은 곧 자연철학으로 간주되었다. 논리학이 곧 수학이었고 그것은 과학과 직결되었다. 이처럼 학 간 경계라는 것은 뚜렷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세부적인 분야로 나누어져 연구된다. 과학은 무엇을 계기로 독립적인 학문으로 자리 잡게 되었을까? 16세기와 17세기를 거치며 지식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여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변화하였고 이는 근대사상의 기틀이 되었다. 코페르니쿠스 혁명, 진화론, 상대성이론의 등장과 같은 과학적 진보들로 인해 마침내 과학혁명을 이루었다. 과학혁명은 종교개혁이나 산업혁명과 같이 시대를 구분 짓는 지표가 될 만큼 중요한 사건으로 회자된다. 캠브리지 대학 역사학 교수인 Herbert Butterfield는 ‘과학혁명은 유럽의 역사 상 기독교의 출현 이래 어떤 사건들보다 훨씬 더 중대한 일이었으며, 과학혁명에 비하면 종교개혁이나 르네상스는 중세 기독교 사회 내에의 단순한 에피소드에 지나지 않는 작은 변화였다.’고 말한다. 실제로 과학혁명 전후 사람들의 실생활이 크게 달라졌기 때문에 가히 ‘혁명’이라 칭할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