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자유와 행복의 대립을 이야기한 도스토예프스키의 사상과 이미지를 수용함으로써, 풍자 문학의 한계를 뛰어넘어 인간의 심층 심리와 무의식을 예리하게 관찰한 예브게니 자먀찐 장편소설 『우리들』. 번역자의 말과 작가연보를 함께 수록해 작품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과학 문명이 정점을 달한 29세기는...
태어나서 읽은 수많은 책들 중 처음 접하는 단연 가장 신선한 작품이었습니다. 감히 이해하기 힘든 자먀찐의 작품 『우리들』 은 기원후 29세기, 즉 미래를 그린 작품입니다. 사람들은 가슴에 황금색 번호판을 단 푸른 제복을 입고 있으며 스스로 이름 대신 번호를 갖습니다. 사람이라는 말 대신 ‘번호’ 라고 부릅니다. 예를 들면 주인공의 번호는 D-503입니다. 시작부터 너무 신선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모든 번호들은 자신을 ‘전체를 이루는 벽돌 한 조각’으로 인식하며 모두 ‘시간 율법표’에 따라 움직입니다. 기상시간, 취침시간 등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음식을 씹는 횟수도 한 숟가락마다 50번씩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세상을 지배하는 인물은 ‘은혜로운 분’이며 그 아래 보안요원들이 움직입니다.
기상시간, 취침시간 등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음식을 씹는 횟수도 한 숟가락마다 50번씩으로 정해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