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운명을 예측하고 예언하는 점술이 아닌, 자신을 다스리는 지혜의 통치술로서 사주명리를 재해석한 책. 사람이 태어난 연월일시에 새겨진 천지의 기운인 사주팔자는 하늘이 내려준 계시가 아닌 사람이 만든 문자기호이며, 사주의 해석은 이 기호의 의미를 확장하고 활용하며 존재를 재구성해 가는 것이라고...
이 책은 명리를 공부할 때 기본 개념을 세우기에 더 없이 유용한 책이다. 만세력 보는 방법, 음양의 세력 판단, 목화토금수 오행, 천간, 지지를 이루는 글자들에 대한 기호학적인 풀이가 더 없이 상세하다.
마음에 드는 건, 무엇보다 명리를 주술적 도구로 보기 보단, 주체의 적극적 개입을 강조하는 저자의 시선이다. 공부하다가 자칫 모순되는 것처럼 보이는 개념들 때문에 막히기도 했는데, 이 책을 통해 같은 기호의 양면성을 대립보다 대비의 관점에서 바라보며 시야를 넓히게 됐다.
다만 합, 충, 극, 형과 용신에 대한 설명은 다른 책과 비교하면 아쉬운 면이 있다. 관련 명식을 그때 그때 다양하게 예시로 활용하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