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흔히 우리들이 봄이 오면 꽃이 핀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꽃이 피어나기 때문에 봄이 오는 것이다.꽃이 없는 봄을 우리는 상상할 수 없다. 만약 이 대지에 꽃이 피지 않는다면 봄 또한 있을 수 없다. 꽃은 우연히 피지 않는다. 계절의 순환에 따라서 꽃이 피고 지는 것 같지만, 한 송이 꽃이 피기까지는 인고의 세월이...
<피안으로 가는 길>을 읽을 당시 나는 차분한 공기에 대해 약간의 갈망이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고즈넉한 산사로 템플스테이를 떠난다는 심정으로 스님이 쓰신 불가의 에세이에 절로 손이 갔다. 오랫동안 혼자 생활하다가 가족들과 부대끼며 사는 생활이 좋았지만, 가끔은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고 오로지 나 자신과 내가 원하는 활동에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도 필요했다. 하지만 그걸 위해 집을 떠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다보니 평소 습관대로 나의 유일한 도피처인 책 속으로 달음질치게 된 것이다.
이 책은 강원도 도피안사의 주지인 도견스님이 출가 생활을 하는 동안 경험하고 느꼈던 생각들을 담고 있다. 불교의 교리와 강원도 철원에서 접한 자연을 보며 갖게 된 자연 보호, 그로부터 이어지는 채식주의의 필요성 등이 이 책의 주요 소재이다. 더불어 책 속에는 도견스님이 직접 촬영한 철원의 아름다운 꽃과 새 등 다양한 자연물이 소개되고 있다. 책을 읽으며 아름다운 풍경에 넋이 빠져 한 번쯤 도피안사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