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병자호란』제1권.《서울신문》에 2007년 1월부터 2008년 12월까지 2년 동안 연재했던《아픈 역사에서 배운다―병자호란 다시 읽기》를 근본적으로 재구성한 이 책에서 저자는 병자호란을 살피는 것이 단순히 ‘과거의 역사’를 되돌아보기 위함이 아니라, 한반도와 한민족의 운명에 외교가 얼마나...
“병자호란은 '과거'가 아니다. 어쩌면 지금도 서서히 진행되고 있는 '현재'일 수 있으며, 결코 '오래된 미래'가 되지 않도록 우리가 반추해야 할 'G2시대의 비망록'이다.”
저자 한명기는 위와 같은 문구로 책을 시작하고 있다. 『역사평설 병자호란 1, 2』 은 직설적인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광해군대부터 시작하여 정묘호란, 병자호란의 발생 원인과 전개, 그 후의 정치적, 외교적 여파까지 17세기 동아시아 국제관계의 난맥상을 역사평설의 형식으로 그려낸 책이다. 한, 중, 일 3국은 오래전부터, 역사가 기록되기 시작했었던 때부터 이미 같은 역사의 소용돌이 안에 있어 왔다. 한 나라에서 발생한 사건이 그 나라에 그 치지 않고 나머지 국가들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쳐왔다는 뜻이다. 최근 일본이 고노담화를 재검토하는 등 우경화된 정치적 행보를 보이고, 중국 또한 한반도에 충분히 위협적으로 작용할만한 언행을 지속하는 가운데 임난 이후 최대 규모의 외침이라 할 수 있는 정묘년과 병자년의 호란은 충분히 참고할만한 역사적 흐름이라 하겠다. 대립적 관계에서 벗어나 협력적 국제관계를 추구해야할 현 시대에도 국가 사이의 힘의 논리는 여전히 보이지 않는 손으로 작용하고 있기에, 또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되기에 한명기의 말처럼 오욕의 역사라 할 수 있는 호란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의미 하다고 할 수 있다. 본론에서는 먼저 광해군대부터 시작하여 병자호란까지의 역사적 흐름을 간략히 살펴볼 것이다. 그런 뒤 인조 정권이 친명배금을 부르짖으며 반정으로 종사를 세운 뒤 정묘호란을 겪고 후금과 형제의 맹약으로써 화친하는 과정을 명분과 실리의 대립을 중심으로 자세히 살펴보고 그 판단이 옳은 것이었나를 검토할 것이다.
광해군대에는 이른바 중립외교가 행해졌다. 대명의리를 저버리지 않는 선에서라면 후금을 굳이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대북파의 중론에 따른 것이었다. 이러한 정책선상에서 광해군은 강홍립을 시켜 후금과의 사르후 전투에서 휘하의 군사를 이끌고 항복하도록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