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재수를 핑계로 지루한 나고야를 벗어나 선망의 도시, 도쿄로 상경한 다무라 히사오는 마침내 이듬해 도쿄의 한 대학 문학부에 입학한다. 문학부를 택한... 시대의 물결과 다양한 사람들에 시달리면서 조금씩 어른으로 성장하는 히사오의 모습을, 젊음의 도시 도쿄를 무대로 그린 걸작 청춘소설.
이 책을 총 세 번에 걸쳐서 읽었다. 처음 읽었을 때는 약 10년 전, 군대에 복무했을 무렵이었다. 당시 진중문고로 쉽게 접할 수 있던 책이었다. 이 책은 작가 오쿠다 히데오를 그대로 투영한 주인공인 다무라 히사오의 20대 시절 10년의 청춘을 그렸다. 당시 군대에 갇혀 있다 보니, 사회의 나가서 지낼 생각만 하면 흥분을 주체할 수 없었던 시절이다. 막 20대를 시작했던 그 시절, 나의 앞으로의 20대 청춘은 어떻게 될지 상상하며 흥미롭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두 번째로 읽은 것은, 회사에 인턴사원으로 입사하면 처음이라면 처음이라 할 수 있는 사회생활을 시작했을 때였다. 다무라 히사오의 사회 초년생일때도 묘사하고 있기 때문에, 과연 나와 비슷한 사회 초년생들은 어떤 생각과 어떤 행동들을 하며 지낼 지 생각하며 읽었던 기억이 난다. 일을 하고 돈을 벌며 점점 생활이 나아지는 다무라 히사오를 보며, 나도 이제 돈을 벌면 진정한 성인이 되겠 거니 하는 생각이 컸던 기억이 난다.
30대를 훌쩍 넘기고 사회생활 경험도 꽤 되는 지금, 이 책을 다시 꺼내 들었다. 일본과 달리한국 사람들은 군대에서 2년을 더 보내기 때문에, 현재 나의 시점과 마지막 에피소드에서의 히사오의 시점이 거의 비슷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며 지나간 나의 20대를 다시 회상해보기로 했다. 누군가가 우리보다 먼저 경제발전을 이룩했던 일본의 과거는 우리의 현재와 흡사하다고 했던가. 지금 시점에서 읽으니 예전엔 보이지 않았던 현재 우리 사회의 모습들이 책에서 꽤나 보이기 시작했다. 그만큼 몰입도는 과거보다 훨씬 커졌고, 마냥 웃으면서 읽기엔 씁쓸한 내용도 꽤나 있었다. 이처럼 같은 문학작품이라도 독자가 현재 놓인 환경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는 점이 꽤나 흥미롭다.
이 책은 1959년생 다무라 히사오가 재수생활을 시작한 1978년부터 1989년까지의 약 10년의 세월을 6편의 에피소드로 쪼개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