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알리와 니노』는 지정학적으로 20세기에 터키보다 더 심한 고난을 겪은 아제르바이잔을 배경으로 하여, 제1차 세계대전과 러시아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동양과 서양이 민족·문화·종교적으로 겪은 다양한 갈등을 흡사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러브 스토리에 엮어 생생하게 보여 주는 소설이다. 비록 약...
'문화(文化)'는 인간이 창조한 모든 것, 즉 정신적 또는 제도적인 모든 것을 뜻하며 인간의 생활상이나 감정이 직접적으로 반영되어 창조, 발전해간다. 가령 기계 문명·예술·종교·이데올로기·학술적 이론, 그리고 봉건 제도·자본주의 제도·사회주의 체제 등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모든 것들이 '문화'라는 개념 속에 포함될 수 있다. 이 중 문화의 좁은 범위에 해당되는 ‘의식주·예술·오락·유행·행동 양식·사고방식·여가 이용’ 등이 주로 논의된다.
이러한 문화의 형성에 있어 인간의 본능이자 자연적 욕구인 사랑은 고대에서 오늘날까지 시공간을 막론하고 꾸준히 회자되는 흥미로운 관념이자 주제이다. 사랑 자체에 대한 관념적 논의, 논쟁과 더불어 사랑의 감정으로 인해 발생하는 일화 또는 가상적 상황은 민담, 시조, 노래, 기록문헌 등의 형태로 향유되어 왔다. 특히 여러 장벽으로 인해 고난과 역경을 겪는 애달픈 사랑 이야기는 인기 있는 주제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문학 작품을 떠올려 보자고 한다면 대표적으로 서양 작품 『로미오와 줄리엣』, 국내 작품 『견우와 직녀』가 언급될 것이다. 소설 『알리와 니노』 또한 이들과 유사한 양상을 띄는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으나, 앞서 언급한 두 작품들과는 또 다른 시공간에서 펼쳐지는 사랑이야기로 색다른 재미를 선보인다.
1. 소설 『알리와 니노』
소설 『알리와 니노』는 20세기 초반 1차 세계대전(1914~1918)과 러시아 혁명(1905~1917), 근대화로 혼란했던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를 포함한 캅카스(Kavkaz)지역을 배경으로 전개된다. 서양, 그리스 정교를 대표하는 그루지아 여인 ‘니노’와 동양, 이슬람을 대표하는 아제르바이잔 청년 ‘알리 칸 시르반시르’의 눈물겨운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다. 서로 정반대인 두 주인공의 사랑 이야기를 다루는 만큼 본 소설의 곳곳에서 동서양의 종교·문화적 요소의 차이점을 다수 찾아볼 수 있다.